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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교육강사, 작가, 칼럼니스트 손정입니다.
오늘은 좋은 수필을 소개하면서 글묘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전숙희 작가의 수필집 탕자의 변을 통해 좋은 묘사란 어떤 것인지 알아봅니다.
글쓰기 강의 문의 : [email protected]
손정 블로그 경영과 사람 : blog.naver.com/sjrain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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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필을 쓰려면 – 다음블로그

좋은 수필을 쓰려면 · * 주제가 선명하고 그 주제와 내용이 잘 맞는다. · * 누구나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 * 문장이 대체로 간결하면서 짧다. · * 수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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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12/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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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아버지의 고무신 – 예자비

좋은 수필이란 문장에서 삶의 향기와 인생적인 깊이가 우러나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이런 심사 관점에 따라, 세상의 여러 형태를 축소해놓은 듯한 수석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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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Published: 8/18/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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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좋은 수필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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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19.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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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삶

좋은 수필을 쓰려면

1. 좋은 수필

(1) 좋은 수필이란?

좋은 수필이 되자면 몇 가지 규범이 따르는데, 무엇보다도 문장이 솔직하고 소박해서 진솔성(眞率性)이 있어야 한다. 사물을 나타내는 말에는 오직 그것에 맞는 말이 있을 뿐이다. 그것은 진실을 나타낸다는 뜻이며 솔직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이 수필의 본질이다. 문장은 아름답게 꾸미려고 할수록 진실과 멀어진다. 꾸미는 글은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수필의 문학성을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으나, 본질론(本質論)으로 말해 본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소설이나 동화는 허구(虛構)이고, 시는 심상(心象)의 형상화라고 한다면, 수필이 지니는 문학성은 개인의 인격적 고백성에 있다. 이와 같이 수필의 문학성은 1차적으로 개인의 인격적 고백성으로 독자를 감동시키는 데 있으나 그것은 내용과 함께 문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작자의 사상과 감정이 내부에서 걸러지고 삭혀져서, 잘 익은 술처럼 향기를 내야 한다. 흔히 수필의 문학성을 서정성에 두고 있으나, 지적(知的)이거나 논리적이라 해서 문학성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어떤 것이든 인간의 문제가 담기면서 공감을 주는 것이면 그것이 수필의 문학성이다.

어떤 수필이 과연 좋은 수필인가? 한 마디로 단언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수필은 어디까지나 문학이기 때문에 객관적,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것을 읽는 사람의 개인적인 판단이나 주관, 가치관이나 사고방식, 각자의 환경이나 이제까지 살아온 삶, 교육정도, 남녀간의 성적인 차이, 나이, 직업, 시대나 사회상, 그 글을 쓴 사람과의 관계 등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똑같은 수필을 놓고도 어떤 사람은 아주 훌륭한 수필이라고 극구 칭찬하는 데 비해 이와는 정반대로 어떤 사람은 아주 잘못된 수필이라며 비난을 퍼 부울 수도 있는 것이다. 좋은 수필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 주제가 선명하고 그 주제와 내용이 잘 맞는다.

* 누구나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다.

* 문장이 대체로 간결하면서 짧다.

* 수필로서의 멋과 위트가 넘치며 재미가 있다.

* 강렬한 인상을 풍기거나 잔잔한 충격이나 감동을 안겨준다.

* 솔직함과 진실성이 넘친다.

* 착상이나 표현이 기발하거나 뛰어나다.

* 자만이나 자기과시가 배제되어 있다.

① 읽기 쉬워야 한다.

문장을 읽어 가는 가운데 리듬이 있고, 깊은 뜻이 있고, 군더더기 없이 산뜻하게 이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독자가 부담 없이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그런 것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우선 표현을 쉽게 하여야 하고 내용은 진지하고 구수하게 엮어야 할 것이다.

②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짧아야

한 문장이 50자를 넘으면 지루하게 느껴진다. 문장이 너무 길면 호흡처리가 곤란하고 산만하여 글의 뜻을 파악하기 조차 힘들게 된다. 쓰는 사람이야 분위기에 도취되어 문장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길어졌군!’ 하고 이해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처어칠은 ‘나는 짧은 말과 쉬운 문구를 즐긴다.’고 말했다. 여기서 쉬운 문구라고 하는 것은 어려움이 없고 간결하게 정돈된 것을 말하지 않았을까. 간결하면서도 짧은 문장이야 말로 수필에 있어서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③ 강한 인상을 주어야

누구나 쓸 수 있는 글이거나 다른 사람이 이미 써 버린 글을 다시 쓰면 진부하여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자기만의 독특한 소재나 단어를 발굴하여 생기가 넘치게 써야 한다. 그래야만 강한 인상을 주는 살아 있는 글이 될 수 있다.

④ 즐거움을 주는 글

수필을 읽는 목적이 있다면 은은한 즐거움이나 감동적인 분위기에 젖어보고 싶어서일 것이다. 그런 재미가 없으면 이 바쁜 세상에 무엇 때문에 남의 수필을 읽어 주겠는가. 수필이 재미있게 되려면 시(詩)적인 정서가 감돌고, 소설처럼 이야기가 구수하게 잘 짜여져야 한다. 웃음 속에 날카롭게 번득이는 재치도 보여야 하고, 가슴을 울려주는 진리가 들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첫째 진실성이 요구된다. 그래야 감동과 연결될 수 있다. 억지로 꾸민 이야기는 감동을 불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둘째로 예술성이 있어야 한다. 수필은 실용문이 아니고 예술문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문학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해야 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그냥 이야기가 아니고 문학이라는 프리즘을 통과하여 새롭게 탄생된 글이기를 바란다. 쌀과 누룩을 버물려서 익히면 술이 되듯이, 잘 여과된 사색과 감정은 즐거움을 주게된다.

⑤ 품격이 넘치는 글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글에는 문격(文格)이 있다. 유치한 감정이나 야비한 표현 등 저속한 내용은 품격을 상실하게 된다. 복잡한 세상사의 일을 글로 쓰되 그대로 쓰지 않고 맑은 마음의 눈으로 여과시켜 품위 있게 써야 한다. 이것을 심안(心眼)이라 하는데, 심안을 거치면 격이 달라진다. 난(蘭)에 대해서 글을 쓰면 여기에 향(香)이 머물러야 하고, 인생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면 사랑이 깃들어야

한다. 바다를 노래하면 물새들이 머물러야 하고, 황야를 그리면 역사 속의 말발굽 소리가 들려야 한다. 연인끼리 애정을 그리되 일

정한 간격이 있어야 하고, 지나간 추억 속에서는 절실한 그리움이 머물러야 한다. 그것이 글의 품격, 즉 문격이라 할 수 있다.

⑥ 진솔한 글

수필은 무조건 진솔해야 된다. 그것이 최대의 매력이기 때문이다. 솔직하면서도 구수하게, 담담하면서도 거짓 없이, 유머러스하면서도 지성적인 감각이 있어야 한다. 수필은 주제에 관련된 상상까지는 허용할 수 있으나 허구까지를 허용한다면 진솔하다는 매력에 문제가 있을 것 같다.

2. 좋지 않는 수필

(1) 표현이 졸렬한 글

아무리 좋은 내용의 글이라도 졸렬한 표현이 나타나면 문학적으로 실패작이라 할 수 있다. 쉽게 표현할 수 있고, 간단하게 기록할 수 있는 것도 어렵고 장황하게 늘어놓는다거나 별 의미도 없는 것을 횡설수설하는 것도 졸렬한 축에 든다.

다 읽고 나서 마음에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고, 무엇 때문에 이 글을 썼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으면 수필의 범주에 들 자격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2) 교훈적이거나 자기를 내세운 글

남에게 설명조로 가르치려 들고, 자기주장을 강하게 나타내려는 것도 수필에서는 금기(禁忌)사항이다. 또 남들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상식을 자기 혼자 아는 체하는 것과 설익은 설교조의 어설픈 철학을 펴는 것도 독자에게 정감을 주지 못한다.

(3) 개성이 없는 평범한 글

남들이 아직 표현하지 못한 말이나 주제를 선택해야 신선한 맛을 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남들이 이미 표현했거나, 수없이 반복한 단조로운 문장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싱겁고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글은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여 문학의 체로 걸러서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때 개성 없는 평범한 글이 되어 독자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다.

(4) 잘 다듬어지지 않는 글

옛날 집 짓는 목수가 기둥을 깎을 때, 먹줄로 줄을 긋고 불필요한 부분을 도끼로 깎아내 듯 글로 군더더기를 깎아내고 다듬어야 한

다. 그러나 군더더기는 글을 쓴 사람에게는 잘 발견되지 않는 법이다. 같은 또래의 글벗이 있어 서로 바꾸어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군더더기가 없으면 글을 이해하기 쉽고 읽어가는 데 리듬감도 있어 부드러운 인상으로 마음에 와 닿는다.

3. 수필을 죽이는 독소와 살리는 요소

‘당신들의 천국’의 작가 이청준 선생은 말하기를, 글을 쓰는 일은 마치 ‘젖은 옷을 입고 거리를 나서는 것과 같다’고 했다. 어쩐지 개운치 않고 찌뿌둥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허구의 작품을 쓰는 소설가의 마음이 그러할진대, 하물며 자기를 드러내어 글을 써야 하는 수필가의 마음은 어쩌랴. 사람은 될수록 좋은 일은 자랑을 하고 싶어 하고, 안 좋은 일은 감추려고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쓰면서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면서도 잘 제어를 못하는지 모른다 해서 이번에는 필자가 생각하는 수필을 죽이는 독소와 살리는 요소를 짚어보기로 하겠다.

(1) 수필을 죽이는 독소

① 도덕성의 흠결

전술 한바와 같이 수필은 인격과 글쓰기가 별개가 아니고 함께 가는 문학이다. 때문에 도덕성의 흠결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친일을 했던 수필가가 애국심에 대한 글을 썼다고 하자. 누가 공감을 해주겠는가. 부동산 투기를 일삼고 세금포탈을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런 별호가 붙은 사람이 아무리 유려한 필치로 사회정의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해도 공감해 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수필은 글따로 사람따로의 문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② 자기 자랑과 과시

자기 자랑과 과시는 결정적으로 수필을 죽이는 독소이다. 수필을 쓰는 사람치고 이 정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러한 글들이 적지 않음은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자기 자랑과 과시는 대개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 노골적으로 터놓고 거침없이 하는 경우와 안 그런 척 내숭을 떨면서 은근슬쩍 곁들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집안자랑을 포함해 자기와 가족자랑을 말함인데, 병폐가 아닐 수 없다. 왜 실수담, 실패담이 성공을 거두는 작품이 많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③ 성의 없이 쓴 글

빈약한 체험과 깊이없는 사색, 그리고 농필로 쓰여진 글이 문학성이 확보될 리 만무하다. 이런 글은 자기 기망을 넘어 독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2) 수필을 살리는 요소

① 개성이 넘치는 글

다른이가 미쳐 생각하지 않는 기발한 발상과, 독특한 소재을 택하여 자기화한 문장으로 글을 쓸 때, 생명 있는 글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특장 하나쯤은 개발하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떤 전문가가 아니라 어느 방면에 남다른 소양을 지님을 말한다. 여기서 참고로 한 가지를 언급하자면 평소 신변 이야기를 많이 쓴 작가로 알려진 박연구 선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글을 쓰면서 수필 속에 꼭 한 두 가지 나만의 장치를 해 둔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개성 있는 글쓰기를 말함인데 음미할 대목이다.

② 주제와 소재의 일체화. 긴밀화

수필을 쓸 때는 주제가 잘 살아나도록 소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한다. 작품의 형상화와 의미화는 결국 그 정황에 들어맞는 소재와 문장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제와 소재는 마치 지휘관과 병사와의 관계로서, 일사불란하게 서로 조응되어야 하며 문장은 그 얼개가 아교칠과 같이 밀착되어야 한다.

③ 꾸준한 자기 관리

인격 수련을 위해서 자기와 주변관리는 필수이다. 그리고 사색의 샘물이 마르지 않도록 작가는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와 여행과 사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는 것이 아니다.

– 출처 : http://cafe.daum.net/pen063 –

수필쓰는법, 수필예시로 배워보자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SNS 나 일기장에

엄청나게 많은 수필을 작성하고 있었을 거예요

이렇게 일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수필을 쓰고 있는데,

수필쓰는법, 수필 잘 쓰는 팁에 대해 배운 후

글을 작성한다면

더욱더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기록할 수 있겠죠!

그래서 오늘은 자신만의 체험이나

가치관 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수필쓰는 방법과 그에 따른 수필예시 대해 알려드릴게요~

인생은 언제나 흐림 뒤 맑음

조화(造花)

시멘트 위에 핀 꽃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마음이 답답하면 옥상에 올라가길 좋아한다. 옥상이라는 울타리 너머로 세상을 내려다보면, 마치 세상과 동떨어진 곳에 있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전쟁터에서 넋이 나간 채 전우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병사처럼 서 있는다. 그때 병사는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중학교 때 나는 예고에 진학하고 싶었다. 무엇이 되고 싶었는지는 지금의 나도 모르겠지만 남들 앞에 서고 싶었다. 발표 시간만 되면 거나하게 술에 취한 듯 불그스레 볼이 달아올라 연신 손부채질을 하던 내가 말이다. 그래서 더욱 동경하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남들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고 개그를 하던 재능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해보지 못한 꿈이라는 녀석은 마음 한편에서 무전취식을 하며 점점 커져만 갔고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친구가 되어 주었다. 마음 한 구석에 있던 녀석은 결국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남대문만 한 학원 선생님 방 앞에서 녀석이 용기를 냈다. 책상 앞에 앉아 있기 보다 티브이에 나오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말에 선생님은 피식 웃으며 “공부하기 싫지?”라고 하셨다. 맞다, 계산기 속 부품 만들 듯 같은 모양을 한 우리가 정답만 바라는 공부가 싫었다. 바라든 바라지 않든 창과 방패를 들어야 하는 것이 싫었다. 답지를 받고 나면 옆자리 친구가 울던 게 싫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혓바닥 언저리에서 꿀꺽 삼켜 버렸다. 그저 처음으로 해보고 싶은 것이 잘못 포장될까 싶었던 것이다. 부모님과 상담해보겠으니 수업을 들으러 가라는 말을 뒤로하고 가방을 챙겼다. 시계를 보니 9시가 조금 안 됐었다. 수업 시작을 기다리는 친구들의 눈 밑 그림자가 늘어져있었다. 시계추는 쉼 없이 달리고 있었다.

학원 선생님과 통화를 마친 부모님이 방문을 두드리셨다. 어머니의 눈엔 슬픔이 가득했다. 돌연 공부를 포기하고 연예인이 되겠다는 큰아들에 대한 걱정이었으리라. 그래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어머니의 뺨에 슬픔이 흐르자 들숨과 함께 감정을 삼키고는 공부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했다. 성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하리라 마음을 다잡고 어머니와 작은 손가락 두 개를 마주 걸고 내일부터 다시 열심히 공부하리라 약속했다.

카디건을 걸치고서 계단을 올라 옥상 문을 열었다. 시멘트 바닥과 벽에는 예쁘게 그려놓은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하지만 향을 품지는 못했다. 멀리서 보기엔 좋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차디찬, 향이 없는 꽃이었다. 소설 속 옥상 위 민들레꽃의 주인공처럼 멍하니 꽃을 바라보았다. 주인공이 바라보던 세상에서 조금은 더 나아졌을까? 아니 오히려 퍽퍽해진 것 같다. 씁쓸한 기분이 들어 이내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떨쳤다.

피곤을 떨치려고 커피 한 잔을 뽑아 들고 교실로 향했다. 교실 앞에 서니 조용한 정적이 나를 반겨주었다. 문을 열고 보니 옥상에서 보았던 꽃들이 교실에 가득했다. 색색이 화려하지만 아무런 향도 나지 않는 꽃들, 바로 우리들이었다.

하루살이, 삶을 품다. :: [2016 경남신문 신춘문예 수필 당선작] 아버지의 고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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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작>

아버지의 고무신 / 예자비

꽃을 그린다. 하얀 고무신에 정성을 들여 다섯 개의 빨간 꽃잎과 중앙에 노란 수술도 그려 넣는다. 붓 끝에서 작은 꽃밭이 생겨났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꽃신이 될 것 같다. 색감은 깔끔하지만 조금 밋밋한 느낌이다. 파란색과 노란색의 물감을 섞어 초록색 잎을 피워놓으니 바람이라도 살랑대며 불어올 것 같다. 마음 같아서는 하늘을 날아오르는 비천상(飛天像)이라도 그려보고 싶지만, 붓끝은 그런 마음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단장을 마친 꽃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장식용으로 두어야 할 것인지 망설여진다. 때가 묻어서 씻게 된다면 애써 그려 넣은 꽃물이 빠지지 않을까 하는 기우가 앞서기도 한다. 가진 만큼 걱정도 많아진다고 하더니, 산란한 마음이 저울질을 한다.

어린 시절 일터에서 돌아오신 아버지의 고무신을 씻는 것을 좋아했다. 기둥을 받쳐주는 주춧돌에 세워 말리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때로는 깨끗이 씻지 않고 말리게 되면 신발 뒤축에 고인 구정물이 내 손끝을 나무라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다시 볏짚을 접어서 수세미를 만들었다. 거기에 검지도 누렇지도 않은 거무칙칙한 색의 빨랫비누를 묻힌 뒤 힘주어 빡빡 밀어주면 고무물때가 빠져 나왔다. 다시 한 번 그렇게 씻으면 빨래판 돌은 하얀 물감을 풀어 놓은 것 같았다. 내 작은 손으로 고무신을 씻은 후, 한 바가지의 물을 부으면 시원한 물로 땀을 훔친 아버지의 얼굴처럼 말쑥한 모습이었다.

아버지는 평소 외출할 때가 아니면 고무신을 신었다. 잿빛 하늘이 여명에 물들기 전부터 5촉짜리 전구의 희미한 불빛 아래서 새끼줄을 꼬며 기도하셨다. 새끼틀은 가릉 가릉 힘든 소리를 내며 나의 새벽잠과 뒤섞여 귓전에 맴돌았다. 고무신은 늘 아버지의 발바닥에 착 달라붙어 따라다녔다. 밭 언덕을 의지해서 소꼴을 벨 때에도, 아침 일찍 이슬 젖은 논둑으로 물꼬를 보러 갈 때도 함께했다. 이른 새벽부터 어스름 어둠이 내릴 때까지 하루의 일과를 고스란히 같이 보냈다. 가끔 장화를 신을 때도 있었지만 고무신은 촌부의 고된 삶의 무게를 끈끈하게 견뎌내고 있었다.

아버지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점심 식후에는 오수의 달콤한 시간을 즐겼다. 그 사이 나는 반나절을 따라다니며 지쳐 몰골이 되어 돌아온 고무신을 씻었다. 마치 나에게 부여된 임무처럼 행했다.

오래 신어 볼품이 없어진 신발은 보통 발꿈치 뒤쪽 연결 부분부터 터졌다. 그리고 앞쪽 발가락 닿는 부분 순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신고 나면 거칠고 힘들었던 삶을 말해 주듯이 신발 전체에 작은 금들이 무수히 생겨났다. 그렇게 오래 신어 낡아버린 고무신은 씻어도 새것처럼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새 볏짚수세미로 밀고 또 밀어도 하얀 물때가 나오지 않았다. 이는 금 사이사이마다 이미 고무 성분은 빠지고 때가 물들어 버린 탓이었다.

흰 고무신에 꽃그림을 그려 넣고 보니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그래서인지 가끔 고무신을 신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멋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가슴 한 구석이 아려 오기도 한다.

꽃으로 단장한 고무신을 신어본다. 오른발을 내딛는다. 발끝에서 말랑한 고무재질의 느낌이 전해져 온다. 왼발도 조심스럽게 내디뎌본다. 무거웠던 마음도 날아오를 듯하고 발은 한결 가벼워진다. 어린 시절, 봄이면 겹겹이 걸쳐 입었던 두터운 겨울옷을 벗고 가볍게 봄옷으로 단장했을 때처럼 기분이 가뿐하다.

꽃 장식으로 단장한 고무신을 신고 산책길로 향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비음산을 등지고 있다. 몇 발짝 걷다 보면 산을 오르는 초입에 들어선다. 산사의 종소리가 들려오는 산길을 올라 갈 것인지 그냥 돌아설 것인지 잠시 망설여진다. 새 고무신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험하지 않는 둘레길을 택한다. 정적을 깨우는 종소리는 덩그렁~ 하고 크고 무겁게 깊은 여운을 드리우며 산길에 잦아든다. 내딛는 발자국마다 흙의 감촉이 있는 그대로 전해진다. 작은 돌들이 둥글고 뾰족하게 누워 있거나 기다란 나뭇가지가 발 아래서 미끄러지듯 밟히면 짜릿한 전율이 다리를 지나 온몸으로 퍼져온다. 가끔은 간지럽기도 하고 때로는 허방을 짚어 넘어지기도 한다. 솔밭 오솔길을 따라 한 바퀴 더 돌아볼까 하고 망설이다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나무의자에 걸터앉는다. 한 시간도 채 걷지 않았는데 발바닥이 아파오기 시작한다. 온종일 고무신을 신고 다녔던 아버지의 발은 아픔을 넘어 감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무디어지지 않았을까.

철없이 밤이 이슥하도록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온 나는 부모님께 야단을 맞을까봐 눈치를 보며 대문 앞에서 한쪽 신발을 힘껏 벗어 던졌다. 신발이 바로 놓이면 안심이 되었고, 거꾸로 엎어지면 어김없이 야단을 맞았다. 하지만 마당에서 등짐을 지고 밤하늘을 살피시던 아버지는 헛기침을 하시며 큰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고무신은 땅의 기운과 함께 기억 저편에 묻어 두었던 우리들만의 주술까지 떠오르게 한다. 값비싼 구두나 운동화 같은 다른 신발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교감이다. 추억은 늘 가슴속 깊은 곳에 어려 있나 보다.

제 이름의 몫을 다한 초라해진 고무신을 미련 없이 버렸듯이 이승과의 인연이 다한 날, 곰삭은 육신을 벗어버리고 당신도 떠나갔다. 받아만 왔던 부성애다. 이제 내가 예(禮)를 다하려 하니 당신은 이미 내 곁에 없다. 우리는 날마다 새로운 인연들과 만나고 헤어진다. 우리의 삶속에 만나는 모든 인연들의 아픔을 말하지 않아도 안아 줄 수 있고 힘이 될 수 있다면 외로움은 반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나 또한 그렇게 위로받고 싶기 때문이다.

이제 흑백사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버지다. 꽉 다문 입술과 동그랗게 말아 쥔 주먹은 생전의 모습 그대로이다. 침묵으로 일관하신 당신, 심연에 감추어둔 사랑을 하나둘 더듬어본다. 무심하게 보내버린 세월은 이십 년을 넘어서고 있다. 살아생전 한 켤레의 신발도 사 드리지 못했다는 생각에 애달픈 그리움만 간절하다.

하얀 고무신 한 켤레를 영전에 올린다. 수를 놓은 앞쪽의 넓은 부분에 내 마음이 듬뿍 물들어 있다. 무거운 침묵을 깨고 곱게 단장한 새 꽃신을 신은 아버지는 길을 나서며 채비를 서두를 것이다. 꽃신에 담긴 당신의 영혼이 마치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듯.

<당선소감>

글쓰기는 마음의 행복 채우는 일

산사의 동짓날 준비로 몸살기를 느끼고 있을 때였다.

경남신문 신춘문예 최종 심의에서 당선되었다는 소식에 울컥, 솟구치는 눈물을 어찌할 수 없었다. 그 순간, 가슴을 짓누르고 있던 멍울 하나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마치 수십 년간 앓아오던 병 하나가 치유되는 것 같았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길을 잃어버린 듯했다. 우리의 삶이 생각처럼 그렇게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이든 하고 싶을 때 하면 된다는 틀이 깨져버린 것이다. 인생이란 물음에 꼬리표를 달았을 때 허허로운 마음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공허한 마음을 채우기 위해 이곳저곳을 얼마나 기웃거렸던가.

우연한 기회에 동행하게 된 수필이다. 글을 쓰면서 갈증이 나던 마음이 행복이라는 이름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제 글쓰기를 통해 내 안에 웅크린 마음의 소리를 실타래처럼 풀어내고 싶다. 싱그러운 수필의 쉼터에서 노후를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준 소중한 분의 은혜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영예로운 상을 주신 경남신문 심사위원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마산대학교 백남오 수필 창작교실에서 내 영혼의 봄날을 만났다. 글쓰기는 잃어버린 꿈이었으며 길 찾기였다. 교수님을 비롯한 진등재 문학회 문우들과 가슴 벅찬 기쁨을 나누려 한다.

◎ 약력

▶ 본명 이미숙

▶ 1957년 마산 출생

▶ 진등재 문학회 회원

▶ 마산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교실 수료

▶ 한국 차문화협회 경남지부 이사

▶ 한국 심리상담협회 심리상담사

<심사평>

아버지 체취와 은혜 잘 그려내

수필 부문에 응모된 작품은 200여 편이었다. 수필작품을 읽으면 삶의 시·공간과 양상들을 보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삶의 체험을 형상화하고 있다. 그러나 수필은 단순히 체험의 기록만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체험을 통한 인생의 발견과 깨달음을 꽃피워내는 데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제의 통일성, 소재의 참신성, 구성의 효율성, 문장의 세련성 등을 살펴보았다. 소재의 선정에 있어서도 대상에 대해 얼마나 깊은 관조와 해석을 얻어냈으며, 이를 통해 인생적인 의미를 형상화시켰는지도 살펴보았다.

대개의 작품들이 일상의 체험에서 얻은 감성과 사유를 드러내는데 그치고 있었다. 좋은 수필이란 문장에서 삶의 향기와 인생적인 깊이가 우러나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줘야 한다. 이런 심사 관점에 따라, 세상의 여러 형태를 축소해놓은 듯한 수석을 바라보며 쓴 수필 ‘만월석’과 눈으로 보아 도무지 속을 알 수 없는, 중국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만두의 기원(起源)까지 풀어낸 ‘만두에 대하여’ 그리고 ‘아버지의 고무신’ 세 작품을 펼쳐놓고 다시 검토한 끝에 ‘아버지의 고무신’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아버지의 고무신’은 사부가(思父歌)라 할 수 있다. 아버지의 체취와 은혜가 잘 그려졌고, 문장의 호흡과 세련성 등이 돋보였으며 주제를 잘 드러내고 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일생과 그리워하는 마음이 흰 고무신에 그려넣은 꽃으로 잘 묘사돼 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드리고 낙선자들도 더 분발해 수필의 길을 향해 정진하시길 부탁드린다.

심사 : 정목일·강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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