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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임용 도전기 1탄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으면 무엇이건 계속 도전할 것이고
후기도 계속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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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수임용 후기 좋은 글 (알라바마 주립대 한혜민 교수님)
저는 미국에서 (넓게 정의된) 사회과학 분야 박사과정 5년차를 밟고 있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졸업 직전에 원하던 학교에서 잡오퍼를 받게 되어 혹시 …
Source: m.blog.naver.com
Date Published: 7/15/2021
View: 914
21화 실패한 교수임용과정 (1) 미국대학 – 브런치
이번 편에서 말씀드리는 내용을 일반화할 수는 없으며, 각 학과와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박사과정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
Source: brunch.co.kr
Date Published: 4/24/2022
View: 1091
해외연수 – 하이브레인넷
이 게시판에도 많은 분들이 미국대학의 교수가 된 후의 임용후기를 적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다수의 분들이 박사학위 후에 조교수로 임용이 되면, …
Source: www.hibrain.net
Date Published: 6/14/2022
View: 7363
미국은 교수임용이 훨씬 쉽나요? – 김박사넷
미국은 훠어어어어얼씬 경쟁이 덜 치열하다고 그러더라고요. 실제로 한국 박사따고 미 포닥해도 지사립 임용마저 계속 안돼서 포기하고 미국 교수로 …
Source: phdkim.net
Date Published: 2/28/2022
View: 1322
나는 이렇게 한국/미국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20 – 교수임용 …
그래서 박사과정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 논문의 잠재력을 보고 임용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아마도 젊은 교수들이 대부분이고 미국에서 학위 하신 분들이 …
Source: 07701.tistory.com
Date Published: 8/11/2022
View: 1218
그러고 보면 미국의 교수임용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처음 지원할때 추천서를 내고 (보통 3통), 지원자중 마지막 3명의 최종후보에 오르면 대개 학교에 직접 가서 면접+공개강의+연구발표등을 하는데 이게 다 …
Source: mlbpark.donga.com
Date Published: 8/10/2022
View: 7214
교수임용 공개채용이 과연 공개채용? – BRIC
NIH에서 NCS급 논문과 다른 논문 몇편을 낸 국내파박사가 국내 대학의 교수공채에… … 미국 내에서 잡을 구하기로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Source: www.ibric.org
Date Published: 4/10/2021
View: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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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미국 교수 임용 후기
- Author: 외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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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Published: 2022.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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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수임용 후기 좋은 글 (알라바마 주립대 한혜민 교수님)
저는 미국에서 (넓게 정의된) 사회과학 분야 박사과정 5년차를 밟고 있습니다. 정말 운
좋게도 졸업 직전에 원하던 학교에서 잡오퍼를 받게 되어 혹시 여러분께 도움이 될지 몰
라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오퍼를 받은 곳은 미국 남부 모 주립대학입니다. 시간
순서에 따라 잡서치를 위해 어떤 것들을 준비했고 어떤 일들을 했는지 되짚어보려고 합니
다.
1. 학위 과정 중 학회 참석
학제적인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보니 학위 과정 중에도 다양한 분야의 학회에 참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단지 다른 학자들이 연구하는 것들을 구경하는 걸 넘어서 조금이라도 제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려고 매 번 노력했습니다. 그러다보니 1년에 2-3군
데의 학회에서 포스터나 페이퍼 하나씩이라도 발표는 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저는 이 학
회 참석의 최대 이익을 네트워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카데미아 잡 서치를 앞두고
있는 대학원생에게 있어서요.
단순 참관보다 무언가 발표를 하는 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더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 아
무 데이터없이 학회를 가게 되면 네트워킹을 위해 학자들을 찾아다니면서 만나야 하는데
무언가 발표를 하게 되면 관심 분야의 학자들이 제 세션에 찾아오거나, 아니면 제가 찾아
가서 만남을 청하더라도 더 큰 관심을 보이더라고요. 그렇게 알게 된 학자들로부터전체적
잡마켓 현황도 듣고 앞으로 생길 포닥 자리 이야기도 듣고 많은 도움을 받았죠. 교수 같
은 경우에는 전국적으로 공고가 나지만 포닥 자리 같은 경우에는 공고보다는 인맥을 통해
구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런 네트워킹의 기회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보력 차원에서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아요. 혹여 발표를 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가는 학자가 있다면 사전
에 메일 보내서 일정 잡는 것도 고려해보시길 바랍니다. 메일 보내기 전에 해당 학자의
최근 논문이나 발표를 보면서 “당신의 이런이런 연구에 관심이 있어 이야기하고 싶다.
잠깐 뵐 수 있을까”라고 물어보면 많은 경우 호의적인 답변을 받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번에 오퍼를 받게 된 교수자리도 사실 학회에서부터 알고 지낸 한 분이 마침 제가
apply한 position의 search committee chair로 있어서 구체적 공고가 나기 전에 position
의 구체적인 성격이 무엇인가 이런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고 사전에 제 연구 결과물을 보
여주면서 어필 할 수 있었어요. 물론 chair를 개인적으로 안다고 해서 그것이 임용에 직
접적인 영향을 주는 건 공정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겠지만 그래도 사전 정보 획득이나 이
후의 interview, campus visit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초면의 어색함(?) 이런 것들을
예방하는 데는 확실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학원생에게 학회 참가는 큰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학회 참석을 위한 교통비, 숙박비,
거기에 등록비까지. 하지만 저는 지도교수님이나 대학에 펀딩을 요청해서라도 참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은 사비로 충당해야 했지만요. 그렇게 여러 군데 다니면
서 많은 돈을 썼지만 결국 잡 서치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니 비용 대비 효용은 매우 좋았다
는 생각이 듭니다.
2. 학위 과정 중 논문 출판
이건 분야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제가 공부하던 분야는 사회과학이지만 약
간 자연과학적인 방법론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연구직을 잡는 데 있어 논문의 영향력이 상
당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비록 전 분야 탑 저널 (e.g., Science, Nature, Cell, PNAS)에
논문을 낼 수는 없었지만, 제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저널들에 논문을 내
려고 노력했습니다. 물론 논문 숫자도 중요하지만논문 작성의 경험에 비추어 이 후보자가
얼마나 독립적인 연구자 내지 연구 책임자로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지를 인터뷰 과정에
서 더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 같았습니다. 즉, CV 상으로 보자면 얼마나 많은 논문에 주저
자로 참가했는지를 논문의 수와 임팩트 팩터 만큼 주의해서 살펴보는 것 같았습니다. 임
팩트 팩터가 높은 저널에 많은 논문을 냈더라도 주저자가 아니라 2저자 미만으로 참여한
논문들이 대다수라면 “아, 이 사람은 연구 보조로서는 출중하지만 주도적으로 연구를 수
행하고 논문을 작성할 능력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라는 생각을 search committee member
들이 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본인의 데이터를 모아 스스로 논문의 처음과
끝까지 작성해보고, 학회 참석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출판할 수 있다면 잡 서치에 있어
장기적으로 큰 도움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3. Application material 준비
다행스럽게도 제가 다니고 있는 대학원의 취업 진로 센터(?)에서는 여름 방학 1주일 동안
아주 집약적으로 어떻게 잘 CV, Research & teaching statement와 같은 서류들을 작성할
것인가, 어떻게 인터뷰에 대응할 것인가, 오퍼를 받은 이후 negotiation은 어떻게 할 것
인가 이런 주제로 강연과 워크샵을 반복하는 코스를 제공했습니다. 잡 마켓에 나가려고
준비하던 작년 9월, 이 코스에 등록하고 수강을 했지요.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엄청나
게 빡센(?) 1주일이었지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실 초짜 대학원생 입장에서는 어떻게
잡 마켓이 돌아가는지도 몰랐고 어떤 식으로 지원서를 준비해야 심사하는 입장에서 눈에
들어오는지도 잘 몰랐거든요. 특히 동료 학생들과 함께 자신이 작성한 서류를 교환해서
첨삭, 강평하고 모의 인터뷰 (mock interview) 했던 경험이 가장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혹시 재학, 재직중이신 학교에 이런 프로그램이 제공되지 않더라도 잡 마켓에 함께 나가
는 동기(?)분들과 스터디를 꾸며서 서로서로 조언을 주고받는 활동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나의 지원서가 타인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내 시점에서는 일견 완벽해보이
는 연구 계획과 같은 것들이 타인의 시각에도 sellable하게 보이는지. 이런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스터디가 필수입니다.
제가 연구하는 분야에서 교수 임용 공고는 대략 8월부터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첫
학기 시작 1년 전부터 잡 마켓이 열리는 것이죠. 다른 분야는 일찍 열리거나 늦게 열리거
나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분야가 이때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공고는 주로
ChronicleVitae, HigherEdJobs, HERC와 같은 전국구 규모의 잡 포스팅 사이트들, 관심 분
야 학회 광고 페이지, 그리고 제 연구 분야 사람들이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job wiki 페이
지 등에서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엑셀에 필요 서류, 데드라인, 필요 추천서 확보 여부
등을 대학별로 관리했습니다. 체계적으로 현재 각 대학별 임용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엑셀 폼으로 만들어놓으니 현재 진행 상황, 앞으로 해야 할 일, 우선 순위 등의 정리가
매우 편하게 되더라고요. 꼭 만들어두시길 권합니다.
공고를 확인하면 미리 만들어두었던 generic한 커버 레터, Statement 등을 대학의 특성에
맞춰 약간씩 수정했습니다. 특히 각 대학 및 학과 별 mission statemen나 purpose
statement를 확인하면서 내가 왜 이 학교, 학과에 지원하려고 하는가, 나의 연구 주제가
어떻게 그 mission에 부합하는가, 이 장소는 내 커리어 계발에 어떤 도움이 되는가 이런
점들을 수정했습니다. 사실 제 연구 및 티칭 경력, 향후 연구 계획 자체는 크게 수정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다만, 연구 중심 대학에서 티칭에 대한 관심을 강조하거나 티칭 스쿨
에서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를 하고 싶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서류 심사에서부터 스크리
닝 될 확률이 높으니 주의를 기울여야겠지요.
서류 준비가 완료되면 해당 대학에서 지시한 방법 (이메일, 우편, 온라인 접수) 등으로
서류를 넣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소 3통 이상의 추천서를 제
출해야 하는 것이죠. 절반 이하의 경우는 그냥 추천인 연락처를 받아가서 추후 제 원서에
관심이 있으면 search committee에서 지도교수님 등에게 전화를 걸어 레퍼런스 체크를 했
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접수 당시부터 추천서 제출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교수님
들이 매우 바쁘신 분들이기 때문에 추천서를 제 때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요. 온라인
접수 사이트에서 자동으로 추천서까지 받는 경우는 넉넉하게 데드라인 2주 전까지 제 원
서를 완성한 다음 미리 제출을 했습니다. 그러면 2주 전부터 지도교수님들께 추천서 요청
이 가 있게 되는 것이죠. 제 경우 2주 동안 추천인 분들께 종종 리마인드 해 드려서 한
군데도 빠짐없이 데드라인까지 추천서가 제출되도록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메일로 추
천서를 받는다면 Interfolio와 같은 dossier 서비스를 사용해보신다면 어떨까요? 물론 비
용이 발생하지만 (연회비 얼마 + 서류 제출 시 한 군데 당 4-6불) 추천서 요청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추천서가 들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리마인더도 손 쉽게 발송 가능합니
다. 그리고 추천서를 한꺼번에 모아서 대학별로 보낼 수 있으니 추천인 별로 따로따로 확
인하고 챙겨야 하는 불편도 없고요. 만약 교수님이 매우매우 바쁘셔서 제출처마다 추천서
를 작성해 주실 수 없다면 (제 경우 80군데 지원…) Interfolio에서는 generic한 추천서
한 통만 받아두면 어디든지 필요에 따라 보낼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합니다. 원서 제출하실
곳이 많거나 꼼꼼하게 모든 과정을 관리하시고 싶은 분은 이런 dossier 서비스 사용을 추
천합니다. Interfolio는 유료이지만 ChronicleVitae와 같은 곳에서는 무료 서비스도 제공
하는가 보더라고요.
원서를 제출하고 나면 무한! 무한 기다림입니다. 나에게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든지. 아니
면 한참 뒤에 “미안하다, 다른 지원자에게 오퍼 (또는 인터뷰 요청) 보냈다” 라는 리젝
의 메일이 오든지. 생각해보니 잡 서치 기간 중에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원서
를 넣어두고 기다리는 무한 기다림이더라고요.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
을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두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다음에 제출할 원서를 미리미리 손보면
서 이미 넣었던 곳은 잊어버리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별도로, 실제 마켓에 나가기 1년 전쯤 한 번 잡 마켓에 연습삼아 나가보는 것도 나
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도 4년차에 잡 마켓에 한 번 나가보았거든요.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지만요… 단 지도교수님께 의도를 잘 말씀드리고 추천서 쓰시는 수고를 최
소화 할 수 있도록 “정말 가고 싶은 곳” 위주로 극소수를 연습삼아 지원해보았습니다.
올 해는 80군데를 지원했지만요… 물론 결과는 처참했지만 그래도 어떤 과정으로 job
search가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서류는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
고 서류 제출 사이트는 어떻게 이용해야 하고 결과는 언제 어떻게 오는지 등등. 아, 일부
서류는 올 해 약간의 수정을 거쳐 재활용 할 수 있었고요. 지도교수님께서 양해해주신다
면 한 번 연습삼아 마켓에 나가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4. 전화 or Skype 인터뷰
나의 경력과 연구 관심이 학과의 요구 사항과 맞아떨어진다면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게 됩
니다. 미국은 워낙 땅이 넓다보니 바로 campus visit 요청을 하기보다는 1차적으로 5-10
배수의 후보자에게 전화나 스카이프로 인터뷰를 한 다음 최종 2-3배수 정도를 on-campus
interview에 초대하게 됩니다. 일단 search committee로부터 전화/skype 인터뷰 콜이 오
면 작게나마 축하할 일입니다. 왜냐하면 요즘 제 분야는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한 자
리 공고가 나면 적게는 100매 많게는 2-300매의 원서가 접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거든요.
그 경쟁을 뚫고 일단 5-10배수에 들게 된 것이니 좋은 소식입니다. 이제 제가 어떻게 전
화/skype 인터뷰를 준비했는지 한 번 되짚어보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이런 인터뷰는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상당히 정형화된 형태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리서치 스쿨의 경우 “당신의 연구 주제는?” “연구 경력은?” “앞
으로 하고 싶은 연구는?” “향후 단기 (2-3년), 장기 연구 계획은 어떤가?” “연구 수
행을 위한 grant proposal 준비는 어떻게 할건가?” 이런 질문들을 받게 됩니다. 티칭 스
쿨의 경우 “티칭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티칭의 철학은?” “티칭 경력은?”
“어떤 과목을 가르치고 싶은가?” 이런 질문을 주로 하게 되고요. 물론 정도의 차이지
연구 중심 대학이라고 티칭 질문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 티칭 스쿨에서 연구 관련
질문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공통적으로 “네가 우리 학교/학과에 관심
을 가지게 된 계기는?” “우리 학교/학과의 mission에 어떻게 공헌할건가?” 이런 질문
을 하기도 합니다. 구글링을 해 보시면 본인의 연구 분야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 목록을
구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목록에 답변들을 a4지 2-3매 정도로 요약하여 컨닝 페이퍼로
만들어 두었습니다. 전화/skype 인터뷰는 현장에서 하는게 아니니까 이런 걸 보면서 답변
을 생각할 수 있거든요. 너무 상세한 원고를 준비하게 되면 원고를 들고 읽는 것 같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질문 별로 대략 2-3 문장 정도, 개조식으로 답변의 방향만 준비했
습니다. 그리고 인터뷰 날까지 무한, 무한 연습…
전화/skype 인터뷰 말미에 꼭 search committee 들은 “우리 학교나 학과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아라” 라고 합니다. 이 때 좋은 질문을 준비해두었다가 던지는 것이 향후 좋
은 인상을 심는데 큰 기여를 할지도 모릅니다. 저는 학과의 분위기, 교수들의 연구 주제
등을 미리 홈페이지에서 스터디 한 다음, 구체적인 인명은 거론하지 않으면서 “향후 이
런이런 주제에 대한 협업이 가능할까?” “다른 학과나 학교 등과의 collaboration은 권
장되고 있는가?” “학생들이 하고 있는 개별 연구 주제가 궁금하다” 이런 질문을 던졌
습니다. 시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월급, 테뉴어 과정, 생활 환경 등과 같이 비학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고, 프로페셔널한 질문 1-2개 정도를 날카롭게
던지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어쩌면 본인의 연구 역량이나 주제 등은 CV나 계획서 등의
서류를 보면 아는 것이고 전화/skype 인터뷰는 자세, 태도와 같은 것을 더 중점적으로 보
는 것일지도 모르기에 이런 프로페셔널한 질문을 던지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
전화/skype 인터뷰가 끝나면 참여한 member들에게 간단하게 thank you letter 보내는 것,
긍정적으로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
5. Campus Visit
전화/skype 인터뷰가 끝나고 몇 주 후, 빠른 곳은 1주 내로 on-campus visit 초청이 옵니
다. 제 경우, 두 군데에서 초청을 받았는데 한 군데는 전화/skype 인터뷰 없이, 다른 한
군데는 skype 인터뷰 후에 방문 초청을 받았습니다. 보통의 방문은 1박 2일 내지 2박 3일
로 이루어지고 교수들과의 그룹 내지 1대1 미팅, 인사 담당 부서 사람들과의 만남, 대학
원생들과의 만남, 간단한 캠퍼스 및 타운 투어, 교수나 대학원생들과의 식사, 그리고 대
망의 job talk 으로 이루어집니다. 방문 전에 누구누구를 만나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일
정표를 보내 주는데 정말 숨이 턱턱 막혔습니다…. 끊임없는 인터뷰와 미팅의 연속… 원
어민에 비해 영어가 제대로 되지도 않는데 몇 배로 더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그래도 미리
학과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만날 교수들의 신상과 연구 주제를 파악하고 어떻게 대화를 시
작할까 고민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만나는 대상이 학자들인지라 자신들의 연구에 관심을
보여주고 향후 협업 가능성을 넌지시 이야기하니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종종
search committee에서 “우리가 일정에 추가한 사람 말고 네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없
냐?”라고 물어봅니다. 이 때 그냥 없다 라고 하기 보다 campus 범위 내에서 관심 분야가
겹치거나 향후 협업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을 추천하면 더 의미있고 재미있는
campus visit이 될 것 같습니다.
출발하기 전, 소소하지만 이런 것들을 준비해봤습니다. 먼저 바쁜 일정 간에 식사를 챙기
기가 쉽지 않습니다. 식사 역시도 여러 교수들과의 informal한 인터뷰의 연속이기 때문에
대화에 시간을 쓰게 되지 음식을 먹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짬짬이 한 입씩 먹을
수 있게 에너지 바 같은 것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iPad와 같이 자료를 보여줄 만한 것
들도 미리 준비했습니다. 사회과학 분야지만 아무래도 경험과학적 방법론을 주로 쓰고 자
연과학적 방법론도 차용하고 있는 분야에서 일하다보니 향후 연구 방향이나 실천 계획을
보여줄 때 말로만 설명하기 보다는 그래프나 도표와 같이 다양한 자료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더군요. 그래서 큰 맘 먹고 iPad를 하나 질렀는데 교수들과의 1대1 및 그룹
미팅에서 엄청나게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특히 직접 저에게 오퍼를 준 Dean은 제가 준
비했던 연구 계획 및 fund 조달 계획 슬라이드들이 매우 인상깊었다고도 이야기했고요.
Job talk 슬라이드와 별도로 개별 미팅에서 시각화 자료를 제시할 방법을 한 번 고민해보
셨으면 합니다.
이런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랐습니다. 도착지 공항에 내리면 search committee 멤버
가 나온 경우도 있었고 호텔 셔틀이 마중나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때때로 대학원생이 마
중을 나오기도 한다더군요. 만약 학과 구성원이 마중을 나오게 된다면 이 순간부터
informal하지만 평가가 시작되는 것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바짝 긴장해야 한다거
나 학문적인 이야기만을 나누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예의바르고, 앞으로 협업하기에 성격
좋고, 친절한 사람이라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어차피 연구 역량 등은 제출
한 서류를 통해 파악했기 때문에 campus visit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 중 하나가
“얼마나 이 사람과 앞으로 2-30년을 함께하고 협업할 수 있을 건가”라고 하더라고요.
너무 까다롭거나 무례하게 보인다면 첫 인상부터 점수를 까 먹고 들어가는 것일 테니 항
상 조심했습니다. 물론 이야기를 시작할 때 화두는 마중나온 사람의 최근 연구 주제, 분
야의 연구 동향 이런 것으로 했고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좀 비학문적인 이야기, 예를
들면 전반적인 학과나 학교의 동향, 생활 환경, 개인사와 같은 주제로도 이야기를 나누었
습니다. 그러면서 점점 친해지는 것이니까요.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녁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저녁 식사 역시도 3-5명 정도의 다른 교수진들과 함께 하는
것. Informal한 인터뷰의 연속이라 생각하고 미리 예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대화를 이어나
가고자 노력했습니다. 먼저 그들의 연구를 언급하며 관심을 끌고, 제 연구 이야기를 하
고, 그리고 향후 어떻게 협업을 해 나갈 수 있을까. 이런 식으로 학문적인 이야기를 전개
하고 그 이외에 비학문적인 이야기도 적절하게 했고요. 아, 음식 주문할 때 파스타 같이
먹기 힘든 건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입에 넣을 수 있는 스테이크, 완자, 스시
같은 것들을 주로 먹으려고 노력했죠.
다음 날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보통2일차는 job talk이 있는 매우 중요한 날이죠. 저는
서부에서 중, 동부로 가다보니 시차 적응이 조금 고생스러웠습니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오는 건 쉬운데 서에서 동으로 가면 생체 시계를 강제로 빨리 돌려야 하니 쉽지 않더군
요. 서부 사는 입장에서 손해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첫날 저녁을 되도록 가볍게 먹
고, 알코올은 삼가고 일찍 자려고 노력했습니다. 아침 식사 역시 교수진과의 만남. 그 후
에 학과장, Dean, 여타 교수진 및 HR 직원들과의 만남이 이어집니다. 특히 교수진들과의
만남은 30분 정도 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야 했습
니다. 인사를 나누며 상대의 연구 주제에 대해 관심 표하기. 준비한 시각 자료를 바탕으
로 내 연구를 소개하고 향후 학과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이야기하기. 미팅을 가진 교수와
향후 어떤 방향으로 협업이 가능한지. 주로 이런 식으로 30분을 구성하려고 했습니다. 학
과장이나 Dean과의 만남에서는 티칭와 관련된 대화, 거시적, 장기적 차원에서 연구 계획
소개, 향후 fund raising 방향과 같은 이야기를 준비해갔었고요. 겸손하면서도 이제는 더
이상 대학원생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 플랜, 학생 멘토링 계획, 자금 조달 방안 등을 가지
고 있는 독립된 연구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 자리는 박사과정 학생
이나 포닥이 아닌 교수 임용을 위한 자리였으니까요.
점심식사를 마치면 대망의 job talk… 분야마다 다르겠습니다만 제가 했던 talk들은 모두
40분 정도의 발표, 20분 남짓의 q&a, 총 1시간을 잡아두었습니다. Job talk을 함에 있어
서 제가 머리에 항상 넣어두었던 말은 “well practiced but not over practiced” 였습
니다. 즉, 끊임 없는 연습을 통해 정해진 시간 내에 제가 할 발표를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원고를 써 두고 그걸 그대로 외우는 식으로 준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
니다. 학교에 여러 리소스가 있어서 말하기 튜터 앞에서 몇 번 프리젠테이션 할 기회가
있었는데 충분한 연습을 통해 어떤 순서로 프리젠테이션이 진행되어야 하는지 숙지하는
건 필수적이지만 고정적인 대본을 외우는 건 생생함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
여줄 수 있어서 절대 비추라고 하더군요. 저는 아마 말하기 튜터 이외 동료 대학원생 앞
에서 등 총 10번 이상 mock presentation은 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고 슬라이드를 수정한 것도 여러 차례. 타인의 시점에서 슬라이드를 살
펴보지 않으면 실수나 부족한 점을 잡아내기 쉽지 않으니까 주위 동료나 튜터 등 도움을
구할 기회를 적극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실제 job talk 들어가기 전에 아마존에서
clicker를 구매해서 슬라이드를 능숙하게 넘길 수 있도록 준비도 했고요. 발표 장소에 따
라 clicker가 제공되기도 하지만 없을수도 있고 내 손에 익은 것을 쓰는 것이 좋으니 하
나 구매를 고려해봄직 합니다. 그리고 스케줄에 여유가 된다면 technical failure 예방을
위해 미리 장소에 도착해서 슬라이드를 띄워보는 건 반드시 해 보아야겠습니다. 그렇게
발표를 마치고 q&a가 시작되었는데 역시 mock presentation이 큰 도움이 되더군요. 예상
되는 질문 유형을 미리 준비하는게 큰 도움이 되었고 혹시나 답하기 어려운 질문은 겸손
하게,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미래 연구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답을 했던 것이 좋은 인상
을 심어주었던 것 같습니다.
Job talk을 마쳐도 일정이 끝나지를 않았습니다. 불행하게도… 이어지는 교수진들과의 미
팅. 저녁식사 등등…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까지 평가는 끝이 나지 않는 것입니다. 항
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좋은 친구, 좋은 동료”가 될 수 있음을 보이려고 노력했습
니다. 비로소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오르니 긴장이 풀리고 잠이 오더라고요. 그래도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었습니다. 폰/skype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시간을 내어 저를 만나
준 search committee 멤버 이 외 교수진, 대학원생, 직원 분들에게 간단한 thank you
letter를 보냈습니다. 특히 교수진들에게는 1-2 문장 정도로 당신과 나눈 x라는 분야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으니 추후 기회가 된다면 함께 연구하고 싶다 이런 내용을 맞춤식으
로 추가해 보냈습니다.
6. Offer & Negotiation
또 무한한 기다림의 연속… 사실 원서 접수 후 기다림보다 campus visit 후 기다림이 더
고통스럽더라고요. 원서 접수 후에는 “200명 중에 뽑히는 게 매우매우 어렵지!”라는 생
각에 큰 기대가 안 되었지만 campus visit은 아무래도 3배수로 이루어지다보니 희망 고문
의 정도가 매우 심하더군요. 매일매일 이메일, 전화기를 붙들고 사는 것이 일상이었습니
다. 저에게 오퍼를 준 학교에서는 저를 2번째 후보자로 초대했는데 마지막 후보자가 돌아
간 다음다음날 dean에게 전화가 왔습니다!매우 추진력이 강해보이는 분이었는데 금방 결
정을 내리시더군요. 환희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받았습니다. 먼저 축하의 말씀과
함께, 대략 얼마의 연봉, 얼마의 moving cost, 어느 정도의 연구 조교 지원, start-up
package (초기 연구비) 규모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전화를 마치고 나니 대학 HR 부
서에서 일하시는 분이 이메일로 이야기했던 내용을 오퍼 레터에 담아 보내주셨습니다. 2
주 내로 written acceptance를 달라고 하는 말과 함께요. 오퍼가 왔으니 끝난 것 같지만
이제 마지막 매우 중요한 단계의 시작이었습니다. 바로 제 연구비 이외 임용 조건을 놓고
negotiation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은 지도교수님들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향후 3년 정도 뒤에 독립적으로 외
부 기관에서 grant를 받기 위해서는 프로포절을 작성해야 하는데 거기에 필요한 파일럿
데이터를 모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규모의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 정도 연
구 수행에 필요한 비용은 얼마인가. 아무래도 같은 분야에서 먼저 연구를 하고 계시는 지
도교수님들이 가장 정확한 reference가 되겠죠. 연구비 증액을 요청 할 때, 단순히 금액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엑셀에 지도교수님들로부터 들은 내용을 조목조목 적어 보
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부분에 대한 요구 사항도 정중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필요한 이유를
들어 제시하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요구 사항을 적은 레터를 이메일로 보낸 다음, 또 몇일을 기다렸습니다. Dean으로
부터 이메일이 하나 오더군요. 제 요구 사항이 거의 모두 받아들여진 수정본 오퍼 레터였
습니다. 단 하나, 연봉은 public school이기 때문에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했지만요. 연
구비, 연구조교 지원 등등 제가 요구한 것 플러스 알파가 담긴 최종 오퍼가 왔습니다.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이유가 없었습니다. 최종 오퍼의 내용을 제 요구 사항과 대조한 다음,
큰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오퍼를 수락한다는 내용의 문서를 제 싸인과 함께
dean에게 보냈습니다.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dean 에게서 “welcome to our
family!”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드디어 1년 넘게 걸린 대장정의 막이 내리고 있었던 것
이죠.
사실 tenure-track faculty job search에서 저는 이 한 군데에서만 오퍼를 받았습니다.
만약 여러 군데서 오퍼를 받았다면 다른 오퍼를 counter offer로 활용해서 협상력을 더
키울 수 있었겠지요. 이 오퍼를 받고 얼마 안 되어 1년 포닥 오퍼를 받았습니다만, 아무
래도 정규직으로 가는 것을 희망하였기에 포닥 오퍼는 decline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
군데 오퍼를 공식적으로 accept 했다면 다른 곳의 오퍼는 최대한 빨리 decline 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인터뷰를 했고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이 있다면 review process에서
withdraw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매너이고요. 그렇게 해야 다른 후보자에게 기회가 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손해를 보지 않게 됩니다. 사실 저에게 포닥 오퍼를 준 곳, 이 조
교수 오퍼를 준 곳 담당 교수님들이 모두 친한 사이여서 숨길 수가 없었습니다. 학계는
좁기 때문에 정직하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추후 명성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이죠. 그래서 오퍼를 accept하기로 결정했으면 다른 기관에 대한 통보는 최대한 빨리 하
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요즘 느끼고 있습니다. 새로운 곳에
서 어떻게 내 랩을 꾸릴 것인가. 대학원생들은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향후 연구는 어떻
게 수행할 것인가. 연구 자금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테뉴어 심사는 어떻게 통과할 것
인가 등등. 오퍼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시작이라는 것을 새삼 떠올리게 됩니다.
그래도 제가 하고싶은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되어 정말 다행이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제 글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미국 대학에서 연구
할 기회를 찾고 계신 분이 있다면 최소한 과정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혹시 실질적인 팁을 얻어가실 수 있었다면 더 기쁘겠고요. 궁금하
신 점 있으시면 아는 범위 내에서 답변 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두서없이 긴 제 글 읽
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항상 건강하시고 건승하시길 빌겠습니다.
21화 실패한 교수임용과정 (1) 미국대학
* 이번 편에서 말씀드리는 내용을 일반화할 수는 없으며, 각 학과와 상황에 따라서 다를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박사과정에서 (경우에 따라서는 포닥을 거쳐) 교수가 되는 과정을 내 구직자로서의 경험과 구인자로서의 경험을 종합하여 단순화하여 이야기해보면, 1) 원서 지원 -> 2) (학회 인터뷰, 경우에 따라 생략될 수 있음) -> 3) 1차 Skype Interview -> 4) Campus visit -> 5) 결과 의 절차를 따른다.
전편에서 이야기를 한 바 있지만, 경영학 분야의 경우에는 보통 이르면 5월 초부터 시작하여 8월 초 AOM 학회가 시작하기 전까지 많은 수의 학교들이 Job posting을 올린다. 1차 Job market 라운드가 열린다고 보면 된다. 보통은 Job market paper라고 하는 본인의 리서치 페이퍼와 현재까지 실적을 정리한 CV, 그리고 추천인(추천서를 미리내는 학교도 있고, 나중에 내는 학교도 있다) 정도가 필요한 준비라고 이해하면 된다. 다른 전공분야와는 달리 경영학 분야는 대부분 포스닥이 필요 없는 경우가 많다.
보다 나은 이해를 위해서 몇 가지를 미리 알 필요가 있어 먼저 설명하도록 하겠다.
한국 대학 vs 미국 대학
처음 고민했던 것 중에 하나가 한국으로 들어갈 것이냐, 아니면 미국에 남을 것이냐 하는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특히 가족이 있다면 지원 전에 일단 생각해야 할 것이 한국으로 들어갈 것인가, 미국에 남을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물론 장단점은 있다.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에서 원하는 지원자의 프로파일 자체가 다르기도 하고, 미국에서 4~5년을 생활을 하다 보면 대략 나는 미국이 좋다. 아니면 한국이 좋다. 대략 선호하는 지역이 나온다. 미국에서 어린 시절부터 나고 자란 사람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이방인의 삶이 녹록지 않기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우선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가족이 있다면 나는 한국 가는 게 좋고, 가족은 미국에 남는 게 좋다거나 반대의 경우가 생기는 경우가 다반사이기에 이에 대해 미리 논의를 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유럽 국가나 중동,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교수를 충원하려고 하기 때문에 어느 나라까지 지원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서 준비과정이 조금은 다를 수 있기에 이 부분에 대해 미리 이야기를 나누길 추천드린다.
나의 경우에는 일단 나는 미국이 마음에 들었으나 와이프는 한국에 들어가길 원했다. 그 행복한(?) 고민은 뒤로 미루고 일단 다 지원해 보기로 한다.
연구중심대학 vs 티칭 중심대학
지역과 함께 또 고민해봐야 할 것이 연구중심대학이냐 티칭 중심대학이냐라는 것이다. 사실 이것을 명확하게 가르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나의 기준으로는 박사과정의 유무이다. 박사과정이 있다는 것은 그 학생들의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교원이나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는 이야기 이므로 연구중심대학이라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은 대학의 경우는 티칭 중심대학으로 분류한다. 물론 어떤 학교의 경우는 Balanced school이라고 (연구와 교육이 균형 잡힌 학교)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사과정의 유무와 더불어 한 학기 수업이 2과목 이하인 경우는 연구중심에 가깝고, 3과목일 경우는 Balanced, 4과목 이상일 경우는 교육중심의 학교라는 내 나름의 기준이 있다.
연구중심이 좋으냐 교육중심이 좋으냐는 사실 그렇게 의미 있는 논의가 아니다. 개인적으로 연구도 필요하고 좋은 교육도 필요하기에 둘 다 의미 있다고 본다. 하지만 보상 차원에서 보면 대부분 우리가 알고 있는 이름을 가진 대학들은 연구중심대학에 가깝고 연구에 대한 지원이 풍부하고 교원에 대한 연봉도 높은 편이다. 물론 그에 따라서 높은 수준의 연구결과를 내는 것이 평가의 주된 요소가 되고 그에 따라서 정년이 주어지기에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다. 혹자는 박사과정 6,7,8,9년 차라고 할 만큼 생활에 큰 변화가 없다. 연봉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 외에는. 그에 반해 교육중심의 대학은 좋은 강의평가와 수업의 질 향상을 강조하고, 학생들과의 교류에 대한 서비스 점수가 크다. 또한 교원의 평가에 있어서도 연구보다는 교육이나 서비스에 대한 평가가 높기에 정년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좋은 교육이나 서비스가 중요하다.
이렇게 학교에 따라서 그 지향점이 다르기에 사실 뭐가 좋고 뭐가 나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박사과정들의 경우는 대부분 연구중심의 대학에서 연구중심의 지도교수 아래서 지도를 받기에 연구중심대학에 가는 걸 선호하는 편이긴 한다.
포닥(Post-doc), 정년트랙(Tenure track), 비정년트랙(Non tenure track)
사실 학계에 있는 사람이 아니면 교수/학생 정도만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수도 계약 조건에 따라서 엄청나게 다양하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겸임교수, 산학협력교수, 명예교수 등등 다양한데 크게 나누어 보면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사실 의미상으로는 Retirement (정년)까지 임용을 보장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사실 그 기원을 살펴보면 그 의미가 조금 다름을 알 수 있다. Tenure는 학자가 자신의 권력자나 정부, 혹은 종교에 대립된 의견을 내더라도 자신의 자리에 대한 위협을 받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게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든 제도인데, 최근에는 오히려 이 제도를 이용하여 하나의 인사권으로 활용하는 듯한 경우를 많이 봐서 개인적으로는 별로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제도이긴 하다. 어쨌든 교수의 Job posting을 보면 정년트랙 (Tenure track 혹은 TT)으로 뽑느지 아니면 비정년트랙(Non tenure track, NTT)으로 뽑는지를 명시하고 있는데 정년트랙이라는 것은 Tenure 심사를 받을 수 있는 패스(path)에 있는 자리를 의미하고 비정년트랙이라는 것은 아예 그 기회가 없는 패스를 의미한다. 그래서 비정년트랙의 경우 몇 년 계약인지를 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계에 있지 않은 분들이 생각하는 교수는 정년트랙에 있는 교수를 의미한다. 정년트랙에 들어가면 조교수(Assistant Professor) -> 부교수(Associate Professor) -> 정교수(Full Professor)로 나뉜다. 이 직급과 정년보장의 유무는 별도이긴 하나 일반적으로 연계되어 같이 가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경우는 부교수 = Tenured (테뉴어 심사에 통과돼 정년이 보장된)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한국의 경우는 정교수 = Tenured 가 되는 경우가 많다. 포닥은 말 그대로 박사과정 이후에 교수가 되기 전까지 연구를 하는 신분인데, 보통 공대의 경우는 박사학위를 따고 포닥으로 수년을 연구한 다음에 충분한 실적이 쌓이면 교수로 지원하여 임용이 되는 경우가 많고, 경영학 분야의 경우는 수요공급상 박사학위와 동시에 교수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학에 지원하기
1) 지원 준비
경영학 분야로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 일단 그 지원자의 잠재력을 중요시하는 것 같다. 이는 박사과정을 마치지 않았어도, 출판된 논문이 하나도 없어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 지원할 때는 대부분의 학교가 ABD(All but dissertation – 졸업 논문에 대한 프로포절은 끝났지만 아직 작업 중이고 1년 안에 졸업 논문 디펜스를 끝낼 것으로 예상이 되는 상태) 정도가 되는 지원자의 지원을 받아주는데, 타과에서 박사과정을 하시는 분은 ‘응?’ 하실 수도 있지만 수요공급의 문제라 생각한다.
이 시점에서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할 것이 Primary(주)연구(티칭) 분야와 Secondary(부) 연구(티칭) 분야이다. 최근 경향상 하나 이상의 전공분야를 갖는 걸 선호하는데 학교에서 올려진 잡 포스팅을 보면 “Assistant Professor in Strategic Management”라고 하고 그 포스팅을 자세히 읽어보면 “Secondary areas, such as entreprenuership or international business preferred”라는 식의 표현이 있는 포스팅이 많이 보인다. 최근의 학문분야가 융합되기도 하고 학교 입장에서는 폭넓은 과목을 소화할 수 있는 지원자가 아무래도 좋기에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데 따라서 내가 가장 강한 분야는 어떤 분야가 있고, 거기에 추가해서 확장 가능한 분야가 무엇이 있는지를 미리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 역시 프로포절을 끝나고 본격적으로 학교에 지원을 하기 시작하는데, AOM 학회에 포스팅된 학교 중에서 내가 가볼만한 학교를 list up 했다. 일단은 연구중심대학을 위주로 했고, 그 이유는 박사과정 자체가 연구가 그 주된 잡이고 지도교수님도 연구중심대학에 가서 계속해서 논문 작업을 하길 바라시는 점도 있다. 또한 티칭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고, 티칭이 중심이 되려면 당연히 영어가 완벽에 가까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연구중심대학에만 지원하기에는 내 스스로의 실력을 알기에 적어도 학기당 3과목 정도 되는 수업을 하는 Balanced 된 학교도 List up 하였다.
내 전공분야(주/부를 다 고려한)를 바탕으로 List up 된 학교들 중에서 내가 갈만한 곳을 선정하는데 나의 경우는 1차로 그 학교들의 최근에 임용된 Assistant Professor의 출신학교와 실적을 살펴 내가 타깃 할만한 학교를 일단 먼저 골랐고, 그다음에 다른 요소들을 – 날씨, 위치, 한인타운 유무, 직항 편 유무 등 – 고려하였다. 물론 많은 분들이 대도시에 살고 싶고 (아무래도 편리하다) 직항 편이 있는 곳이면 더할 나위 없지만, 우리가 쉽게 알다시피 한국으로의 직항 편이 있는 도시들의 학교들 대부분 엄청 좋은 학교들이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3시간 안쪽으로 대도시(한인타운)에 접할 수 있는 곳까지로 그 범위를 넓혀 두었다.
2) 지원
각 학교별로 원하는 deadline이 있기에 가능하면 deadline을 맞추어 지원을 했다. 나중에 학교에 와서 사람을 직접 뽑아보니 Deadline을 맞추는 건 생각보다 훨씬 중요했다. Recruiting committee가 모여서 함께 심사를 하기에 deadline이 넘어가는 경우는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최근에는 현재 내가 있는 시골 학교도 1명의 교수를 뽑는데 대략 70~100명 정도가 지원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Deadline을 맞추는 것이 좋다. 아울러 대부분은 비슷한 수준과 위치를 가진 학교에 무조건 지원을 하고 보기 때문에 학교 이름이 헷갈리지 않도록 두 번 세 번 검증을 해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일이 몰리면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 실제로 그런 지원서를 받아본 적이 있음). Cover letter에서부터 지원학교에 대한 관심이 충분히 묻어나게 작성을 해두는 것이 좋다. (내가 지원할 때는 그러지 못했지만, 심사를 해보니 그러하더라…)
3) 1차 학회 인터뷰
나의 경우는 그러지 못했지만, 일반적으로 AOM 등의 학회의 Career Center를 통해서 첫 번째 인터뷰를 한다. 학교에 따라서 다르지만, 여기서 1차 스크린을 하는 경우도 있고, 약간 Information session 같은 성격을 가질 수 있다. 학회에서 인터뷰는 가능한 한 많은 지원자들에게 학교에 대해 궁금증을 풀고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간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질문은 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 왜 우리 학교를 지원하는가?
2) 본인의 연구분야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3) 티칭 경험은 어떠한가?
4) 서비스 등의 경험이 있는가?
5) 혹시 질문이 있는가?
약간의 트윅이 있긴 하지만 대략은 크게 이 정도의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질문의 태도나 관심사 혹은 미리 학교나 교수에 대해서 얼마나 조사를 하고 알고 있는지가 사실 첫인상을 각인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기도 하지만 잘 봤다고 생각하던 그렇지 못하던 감사의 노트를 인터뷰 후에 남겨주는 게 좋다.
4) 2차 Skype 인터뷰
1차 학회 인터뷰의 경우는 정보전달의 목적이 강했다면 2차 Skype 인터뷰가 실질적인 첫 번째 관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보통은 1명을 뽑는 경우에 Skype 인터뷰는 대략 3~5 배수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대략 30여분의 시간을 주고 미리 시간 약속을 정하는데 가능하면 자신이 사용할 컴퓨터를 세팅을 마쳐놓는 게 좋다. 아울러 요즘은 Skype을 쓰기도 하고 Zoom이라는 것을 쓰기도 하는데 인터뷰가 진행되기 전에 조금 미리 알아 놓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화상으로 하는 것이라 소리 음질도 중요하고, 본인의 옷차림이나 (상반신이라도) 뒤에 배경도 신경을 쓰는 걸 추천드린다. (* 사실 미국 사람들은 안 그럴 것 같지만, 내가 면접관으로 참여할 때 몇몇 미국인 커미티 멤버가 상당히 깐깐하게 그럴 부분을 체크하는 걸 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는 누가 함께 인터뷰에 참여할지 알려주기도 하는데 이때는 대략 자신의 관심사와 맞는 교수님을 중심으로 그들의 연구분야, 내용 들을 알아 놓는 게 좋고, 티칭 중심학교의 경우에는 티칭 카탈로그 정도는 봐 두는 게 좋다. 질문은 학회에서 했던 질문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지만 학교 분위기에 따라서 압박 형태의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한다.
모든 부분에서 자신을 어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마지막 5번째에서 좋은 질문을 하면 아무래도 면접이 끝난 후에 기억에 남는다. 아울러 이 인터뷰가 끝난 후에도 감사의 노트를 남겨주는 것이 좋다.
5) Campus visit
지금까지 과정도 사실 진 빠지는데 최고봉인 Campus visit이 남았다. Skype 인터뷰에서 대략 2~3 배수 정도의 인원을 선정하여 Campus visit을 하는데, Skype 인터뷰가 끝나면 얼마 후 Campus visit을 위한 후보 날자를 주면서 그에 필요한 일정을 조율한다. 이때 Committee chair나 Admin이 도움을 주는데 일정은 그대로 정하면 되고, 나의 경우에는 항상 비행기 티켓을 가장 싼 티켓으로 구매를 했다. 물론 이것이 당락에 크게 좌우하지는 않겠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조금이나마 적은 비용으로 임용을 하길 원하는데 이것이 하나의 이미지를 형성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게 아주 큰 요소라고 보기는 어렵다). 학교에 따라서 1박 2일, 혹은 2박 3일의 일정으로 진행하는데 일반적인 경우는 전날 저녁식사부터 하루 종일 인터뷰+ 당일 저녁 정도까지 일정이 있고 다음날 돌아가는 정도로 보면 된다. 캠퍼스 비짓은 대략 캠퍼스 투어, 학교 소개, 리서치 발표, 티칭 시연(학교에 따라 다름), 각 교수들과의 1:1 혹은 1:n 면접 그리고 식사로 구성되어 있다.
나의 경험으로는 학교에서는 가능하면 지원자에게 많은 정보와 많은 사람을 만나고 돌아가도록 일정을 짜주는데, 지원자 입장에서는 정말 빡빡하고 진 빠지는 하루가 될 것이다. 그래서 준비할 것들이 많은데 자신의 리서치 발표는 물론이고 만나게 될 각 교수의 면면들 그리고 식사시간에 나눌 이야깃거리를 준비하면 좋다. 아울러 해당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질문 혹은 정보를 모아 놓으면 아무래도 지역이나 학교에 관심이 많다는 인상을 주기에 좋다. 물론 이것도 돌아오자마자, 내가 좋았던 점과 각 교수와 이야기했던 내용을 짤막하게 요약을 해서 감사의 노트를 남기면 좋다.
6) Negotiation
합격이 최종 결정이 되면 이제 계약을 하게 되는데 이때 AACSB와 같은 기준으로 자신의 Salary 및 package에 대한 협의를 하면 된다. 사실 이 부분도 미국에서는 꽤나 중요한 부분인데, 아무래도 뭔가 기준이 될만한 자료를 근거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전 편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3년 차 2학기가 끝나갈 무렵 서서히 정보를 구하기 시작하면서 준비를 했다. 사실 지금에서 보면 그것조차 참 섣부른 판단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떨어지는 돈과 체력, 그리고 가족들의 스트레스를 더 이상 감내할 수 없었다. 그렇게 3년 차가 되고 EAOM이라고 하는 지역 학회와 AOM에서 만났던 다른 학교 교수님 (내가 가고 싶은 학교의 교수님들과 전략적으로 연락을 드렸음)께 내 진행사항을 업데이트를 계속해서 드리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였다.
지도교수님께 말씀드려 잡마켓에 나가겠다는 의향을 전달하고 이를 위해 Field exam과 박사논문 프로포절(제안) 심사를 위한 Committee 위원 구성을 마친다. (내부 3명 + 외부 1명).
3년 차 2학기가 끝나고 RPI에서는 Field exam이라고 부르는 시험을 치는데 교수님께서 미리 내어준 30~40편의 논문/책을 읽고 미리 준비를 한 다음에 자신만의 논문을 일주일 안에 기준에 맞추어 develop 하는 시험을 쳤다. 나의 경우에는,
1. 제품이나 기술 분야를 선정하고,
2. 기존의 이론을 활용하여 가설을 만들고
3. 이를 실험할 각 회사의 매년 측정 가능한 발명이나 기술 발전을 제안하고,
4. 가상의 데이터 셋을 설명하고
5. 이를 통계적으로 분석할 분석 모델을 제시하고,
6. 예상되는 결과의 제시
정도가 짧게 요약한 나의 Field exam이었다. (물론 실제 내용은 훨씬 많다). 시험 시간을 일주일.. 거의 밤을 새우듯이 마무리하여 한 관문을 또 마무리한다.
4년 차 1학기 (가을)가 되자 박사과정 프로포절을 준비하면서 함께 학교 지원을 준비한다. 그러나 하나의 패착은 너무 일찍 준비했다는 것인데 학교에서 ABD 상태가 되어야만 (프로포절을 마친 상태) 진지하게 고민을 해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4년 차 2학기 초 프로포절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지원이 가능했다. 사실 봄이 되면 내년 가을 임용을 학교에서는 준비할 때이라 마지막 임용 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 (거의 가능성이 없는 상황, 사실 그걸 따질 만큼의 여유도 없었고 지식도 없었다).
2013년 3월 6일 어렵게 프로포절을 마치고 나도 공식적으로 ABD가 되었다. 그때부터 알아보니 사실 내가 지원할 수 있는 풀 자체가 별로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5년을 추천한다). 총 60 여 군데에 원서를 보냈고, 10여 군데에서 전화 인터뷰를 받게 되었다. 그중 한 곳은 프로포절을 하고 바로 다음날 Skype 인터뷰를 하였는데, 그때는 도서관의 1인실을 빌려 놓고 시스템 체크를 마친 후에 각 교수님의 연구분야 및 교과목, 그리고 학교에 대한 정보를 미리 준비하고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준비하였다. 사실 Face to face 영어도 익숙지가 않은데 Skype 인터뷰는 훨씬 어렵다. 그래서 예상 질문과 답변을 미리 스크립트를 써놓고 한 시간 전부터 미리 수십 번 되뇌었다. 한창 긴장 끝에 한 전화 인터뷰는 생각보다는 언어적으로는 나쁘진 않았지만 끝나고 나서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 아쉬움…
전화인터뷰 준비
그렇게 안되었다고 마음을 접고 있었는데, 오히려 이 학교에서 Campus visit 요청이 왔다. 한 달이나 더 지나서… 여하튼 나에게는 Denmark이후로 처음 하는 미국 주립대학에서 하는 인터뷰라 엄청나게 준비를 많이 했다. 날자를 정하고 하루 전날 학교 근처에 도착해서 하루 종일 진 빠지는 인터뷰를 보았다. 교수님들은 대부분 굉장히 친절했으며, 그때 사실 학장이 내가 다니는 학교 출신이어서 조금은 호의적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웬걸 그분이 가장 공격적으로 질문을 하셨다. 내가 인터뷰를 봤던 학교는 한 주의 메인 캠퍼스는 아니었고 대도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학교였다. 학교 건물도 새로 짓고 해서 깔끔했고 내가 받은 인상은 좋았다.
아침 일찍 연구 발표를 진행했는데, 혼자 준비를 하려면 30여분 시간을 주었는데 그때 파일을 옮기려고 컴퓨터를 쓰다가 보니 바로 며칠 전에 누군가가 발표한 자료가 있었는데, 아마도 같은 position에 지원한 지원자였고 바로 Purdue school 출신이었다. 그때 맥이 탁 풀렸다. Purdue school은 경영학 분야도 유명하고 잘하는 학교라서 갑자기 자신감이 팍 떨어졌다. 그래서 그랬던지 최선을 다해서 했지만 아주 잘했다는 생각이 안되더라.
이윽고 점심때가 되자 이탈리안 음식점을 가서 교수님 네 분과 함께 점심을 먹는데 스파게티 소스가 타이에 딱 떨어졌다. 내가 눈이 휘둥그레지자 @.@ 그때 담당 교수님께서 “내가 너 깨끗하게 입고 온 거 봤으니 이야기해줄게” 하면서 웃으시는 거다. 아.. 왠지 징조가 불길하다. 그렇게 각 교수님과의 미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 걸까…
그렇게 미국 주립대와 했던 캠퍼스 비짓은 끝이 나버렸다. 그때 정신적인 고통이 꽤나 컸는데, 그것을 잘 나타내 주는 페이스북 포스팅이 있어 공유한다.
“지독 시리 힘들었던 3월, 프로포절 디펜스와 같은 주에 3번의 전화 인터뷰, 그리고 그 다음주 한 번의 전화 인터뷰, 그리고 화상면접, 이제 두 번의 면접이 더 기다리고 있다. 이번 한 달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스트레스와 수십 번의 면접 준비를 해왔다. 그래도 첫 면접이 끝날 때 정말 다리에 힘이 풀리도록 주저앉고 싶었는데 넘어 갈수록, 조금씩 발전함을 느낀다. 그래야 일차 면접일뿐 아직 갈길은 멀다. 이과정을 다 넘긴 선배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시기. 고생했다. 앞으로 다가올 일들이 많기에 다시 평정심을 가지고 파이팅!” (3/20/2013년 facebook에서)
다음 편에서는 한국 대학 지원 이야기를 해보겠다.
출처: https://07701.tistory.com/131 [강박의 2 cents]
조교수로 살아남기
조교수 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1년 하고도 한학기가 가고 있네요.
지난 1년반을 뒤돌아 보면 정말 정신없이 바쁜 시간들이었던 같습니다.
첫 수업의 설레임도 어제일과 같고
학생들과의 첫 야유회에서 맥주캔을 기울이던 것도 어제일과 같습니다.
미국에서 교수로 살아가시는 많은 선배교수님들께서 계시지만
제가 감히 이 꼭지를 시작한데는 그동안 주워들은 이야기들을 좀 하고자 함이었는데
아직 그 반에 반도 시작을 못 한거 같습니다.
그동안 소홀하였던 것을 깊이 반성하면서 오늘도 몇자 씁니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미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교수 되는 것은 쉽다고..
저는 그 말에는 동감을 합니다.
미국 학생 중에 박사과정을 거친 학생들은 거짓말 안 보태고 “교수가 되고자 하면 100% 교수가 됩니다.”
그만큼 미국에는 대학의 수가 많고, 교수 임용의 기회도 많습니다.
한국 학생 중에는 열심히 지도교수님이 하라는 대로 쫓아 하고, 넘어설 수는 없지만 넘어보겠다는 깡으로 영어의 벽을 타고 오르면, 많은 분들이 교수가 되는거 같습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시작하던 2001년에는 한국 분들중에 교수가 되어 미국에 남는 분들이 아주 적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박사학위를 받은 2006년과 올해 2007을 되돌아보면, 제 주위에 있던 많은 한국박사들이 미국에서 교수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있는 주립대의 경우에도 한국 교수의 숫자가 두자리가 된지는 꽤 오래 되었습니다.
그만큼 한국 박사들이 경쟁력이 있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혹자는 이런 말을 합니다.
“조교수로 살아남아 부교수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라고
“더우기 부교수에서 정교수가 되는 일은 평생에서 이루기 힘든 일일 수도 있다”라고요.
이 말들은 제가 존경하는 한 교수님이 저에게 하셨던 말씀이기도 했습니다.
조교수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부교수가 되기는 그의 2배 이상 어렵고, 정교수가 되는 것은 5배 이상 어려울 것이다..라는..
아직은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가기까지의 과정이므로, 여기에 관심을 두고 몇분들의 조언을 적어볼까 합니다. 이 게시판에도 많은 분들이 미국대학의 교수가 된 후의 임용후기를 적으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대다수의 분들이 박사학위 후에 조교수로 임용이 되면,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공백기를 가지면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1년 정도를 보내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조교수 임용후 1년이 부교수로 가기위해 하는 Third Year Review에 엄청난 영향을 줄수 있음을 알아야 할 것 같습니다. 어느 대학이고 리서치를 원하는 대학에서는 3년차에 리뷰를 하는데, 이때 많은 조교수들이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해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첫해 1년동안 갑작스러운 teaching load때문에 paper를 쓸 시간이 부족하면 한학기 안에 아무것도 투고를 하지 못하고 두번째 학기부터 paper을 쓰기 시작하면, 2년차에는 1개의 아티클도 나오기가 힘들수 있고, 천우신조로 2개의 아티클이 나온다 하더라도 2년 반정도에 제출해야 하는 3년차 리뷰 바인더에는 평균적으로 학교에서 원하는 4개 이상의 아티클이 포함이 못 될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리서치 대학에서는 3년차 리뷰에서 적어도 서너개의 아티클을 원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잘 따져보면 박사학위를 끝내고 조교수 자리를 찾아가기 전에 아티클을 제출하여 나중에 교수가 된다음에 소속만 우아하게 바꿀수 있는 단계로 만들어 두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첫해부터 여기에서 실패하면, 냉혹한 대학에서는 3년차에 “안녕. 그동안 수고 했어” 라는 말을 할수도 있습니다. 고로, 3년차 리뷰에서 쓴잔을 마시지 않기 위해서는 교수임용 이전부터 꾸준히 논문을 쓰는 것에 집중을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또하나, 제가 선배교수님들한테 들은 이야기 중에
가슴에 와 닿는 ” 3년차 리뷰를 성공적으로 마치는 법” 증에는 “나와 학과장”이나 “나와 학장” 그리고. “나와 리서치 학장(Associate Dean of Research)” 같은 분들과의 원만한 관계였습니다.
3년차에 뛰어난 논문수록 결과를 보여주어도, 이분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으면, 그냥 아무이유도 없이 “안녕. 그동안 고생 많았어”, 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가 제가 아는 모 학과의 미국 교수는 3년동안 학회지에 논문이 딱 하나 나왔는데, 학과장의 “충실한 지지자” 였기 때문에 3년 리뷰를 무리없이 통과했고, 또 제가 아는 한 교수는 위의 세분중의 한분과 사이가 아주 좋지 않아서 3년 리뷰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교수사회이건 일반 직장이건, 사람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저 스스로도 이부분은 참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한가지는, 동료교수들과의 이해관계입니다.
조교수 중에 튀는 몇몇이 기존의 부교수와 정교수와 사이가 안 좋을 경우에
이 사이 안 좋은 분들 중에 한분이라도 P&T committee에 들어 있으면 상당히 애를 먹는 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서도, 의외로 나이든 동료교수들과 사이를 쭈욱~ 좋은 관계로 유지하는 것이 힘들때도 있습니다. 한가지 안건에 대하여 의견이 다르다거나, 나는 하기 싫은데 학과 관련 일을 떠 넘기려고 할때 이것은 너무 싫어하는 티를 내는 경우에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될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아직은 저 스스로도 시작단계이지만..
미국대학에서도 조교수로 살아남으려면, 연구과 강의 능력이 제일 중요하지만
그 다음은 인간관계인거 같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세가지 말고, 연구비 수주능력도 아주 중요하지만
보통 미국에서는 초짜 교수들은 큰 연구비를 수주하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
결국 연구비를 잘 따오는 3-4년차 교수들은 그동안 주변 교수들과 좋은 관계를 맺어서
Co-PI의 자격으로 연구비를 따 오는 것을 보면
이것 역시 인간관계가 기본으로 깔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혼자서 잘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너무 부럽지요..)
암튼,
이번에 새로 조교수 오퍼를 받고 옮기시는 분들은
가시기 전에 페이퍼를 바로 낼수 있도록 준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총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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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렇게 한국/미국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20 – 교수임용과정 (2) 한국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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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편에서 미국 대학(https://07701.tistory.com/131)에 대한 과정을 소개하였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미국 대학에서는 오퍼를 받지 못했기에 성공한 과정은 아니었지만, 대략 어떻게 준비했는지는 아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2017년에 UNIST에서 Salisbury University로 자리를 옮기면서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학교의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임용된 스토리를 써보도록 하겠다. 사실 4년이 흘러 다시 준비할 때 이때의 실패 경험이 도움이 많이 되긴 했다.
* 이번 편도 역시 학교에 따라 임용과정은 상당히 다를 수 있기에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듯이 나는 일단 한국과 미국을 가리지 않고 지원을 하고 일단 합격을 한 후에 고민을 하자고 와이프와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가릴 것이 없기도 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한국과 미국 학교는 원하는 지원자의 수준 자체가 다르기에 미국 대학을 준비하면서 별도로 한국 대학에 대한 대비를 했는데,
일단 대부분의 한국 대학에서는 박사학위를 ‘이미’ 가진 상태여야 하고, 어느 정도의 계량화된 점수가 되어야만 지원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당시 나의 상황에서 처럼 ABD (All but dissertation) 상황에, 1년 차 때 출판했던 것을 제외하고는 계량화할 수 있는 점수가 거의 없어 대부분의 학교에 지원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일단 Job posting에 대한 정보는 하이 브레인 (www.hibrain.net)을 통해서 정보를 구할 수 있었고, Job posting에 구체적인 원하는 지원자의 자격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읽으면 충분히 판단이 가능하다. 일단 그런 자격도 문제였지만 일단 물리적인 학교의 숫자가 미국에 비해 월등히 작기 때문에 Job posting 자체의 수가 적고 더군다나 경영학 분야에서 특정 분야를 전공하기에 내가 전공한 분야에 교수를 임용하는 Job posting이 드물었다.
그때즘 집에서 부모님이 “여기 울산에 UNIST라고 좋은 학교가 생겼는데..”라고 하시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 그 학교가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는 유학 나올 때 즈음 듣긴 했는데, 좋은 학교라 어떨지는 몰랐지만, 일단 신생 학교면 교수자원을 집중적으로 충원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대부분 전공분야별로 뽑아야 1명이 다지만, UNIST는 모든 분야에 오픈해서 교수를 충원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석사 때 선배가 임용되었다는 소리를 듣고 꽤나 친하게 지냈던 형이라 메일을 보내 보기로 한다. 그래서 학교에서 어떻게 충원을 하는지 물었더니 사람을 열심히 뽑고 있고, 네가 전공하는 분야도 뽑고 있는 것 같다며 약간의 내부적인 이야기를 공유해 주었다. 그러면서 전공분야를 담당하는 모 교수님께 한번 컨택해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그분께 연락을 했더니 마침 2012년 AOM meeting에 참석하신다면서 나에게 혹시 그 학회에 참여하면 식사를 한번 하자고 하셨다. 어차피 발표도 있고 해서 학회에 참여해야 했던 나는 그 길로 그 교수님과 함께 점심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내가 궁금했던 점도 물어볼 수 있었고,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그리고 나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며 연구분야와 티칭 관심 분야를 물어보셨다. 당시에는 막 3년 차를 마치는 찰나라 아직 프로포절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약간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씀드렸더니 선배 교수로서 어떤 부분을 준비하면 좋을지 (일반론) 조언을 해주셨다. 그러면서 혹시 프로포절을 끝나서 ABD가 되면 연락을 달라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도 그러하지만 UNIST의 경우는 다른 일반적 한국학교와는 달리 미국 시스템에 가깝다. 그래서 박사과정을 마치지 않은 상태에 논문의 잠재력을 보고 임용을 하기도 했는데, 이는 아마도 젊은 교수들이 대부분이고 미국에서 학위 하신 분들이 많아 미국 대학에서 임용과정에 익숙해서 일 것이다. 아울러 신생학교이기도 하고 좀 더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도 있었다고 본다.
여하튼 그 대화가 있은 이후, 나는 적어도 이 곳에 지원은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의 희망 섞인 기대를 하면서 박사논문 프로포절을 준비하였다. 그 만남 이후 인사는 드렸지만, 그 이후에는 별도로 연락하지는 않았다. 해가 지나 2013년 봄 프로포절을 끝내자마자 미국 대학을 열심히 지원하면서 그 교수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다. 한국 대학은 학기가 3월에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은 전년도 11~1월이 임용절차가 진행되는 시기인데, UNIST의 경우는 당시만 해도 3학기제에 교원을 적극적으로 충원할 때가 시기가 그리 중요하지 않기는 했다. 조마조마하며 이제 ABD 상태가 되었고, 논문의 진행상태를 설명한 메일을 드리고 나서 얼마 후에 답장이 왔는데, 대략 요약하자면 “안녕하세요. 메일 감사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제 UNIST에 있지 않습니다. XXX 교수님께 연락을 드려보세요. 저도 전화를 해 놓겠습니다.” 하는 메일이 왔다. 쿠쿵! 아주 많은 교류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직접 만나기도 했고 나에 대해서 설명도 드린 분이 다른 학교로 옮기셨다고 하니 그날 밤 꽤나 좌절했던 것 같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소개를 해주신 그 교수님께 다시 이메일을 썼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는…..” 다시금 나의 소개를 처음부터 시작하는 소개글부터 이러저러한 이유로 메일을 드리게 되었다며 현재의 논문 상황을 설명을 포함해서, 그랬더니 생각보다 금방.. “감사합니다. 저희가 지원 날자가 조금 지나긴 했는데, 아직 리뷰 전이니 한번 지원해 보시죠.”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래서 서둘러 정리해서 지원을 마쳤다.
그렇게 지나고 며칠이 흘렀나. Skype 인터뷰 요청이 왔고, 이때가 사실 미국 학교와 몇 번 전화 인터뷰를 마친 상태라 어느 정도 담금질을 마친 상태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연구에 대한 소개, 티칭에 대한 관심 등에 대해 수월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잘 마쳤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후에 다시 Skype 인터뷰 요청이 왔다. ‘뭐지?’ 하는 생각에 다시 이메일을 드려보니 나를 심사하는 분과가 달라져 다른 Committee와 인터뷰를 한번 더 하라고 하시는 것이다. (당시에 여러 분야를 동시에 충원하고 있었는데 내가 Management와 Entrepreneurship 이렇게 두 분야에 관심 있다는 것을 아시고 다른 분과에 추천을 해주신 거였다 – Entrepreneurship 분야가 급하게 충원이 되어야 하는 상황). 두 번째 하는 거라 Skype 인터뷰가 더 수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은 안 나는데 하나의 질문에서 꼬이기 시작하더니 나도 모르게 당황을 하기 시작한다. ‘망했다.’… 두 번째 인터뷰가 망했으니 이거 무효로 하고 첫 번째 것으로 해주면 안 되겠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며 그날 밤잠을 설쳤다. 아무래도 좋은 인상을 못 드린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해서였을 것이다.
자신이 너무 작아지고 ‘같은 곳이랑 두 번째 인터뷰를 했는데, 이걸 망치냐’며 스스로를 책망하며 이불 킥을 몇 번을 했던 것 같다. 그게 4월 초였는데 그렇게 하루하루를 자책하면서 연구가 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는데 4월 25일 학교로부터 이메일이 왔다.
‘UNIST 교수 공채 면접심사 일정 안내’
아직 임용 확정된 것도 아닌데, 마치 합격자 발표를 받은 것 마냥 기뻤다. 달려가 와이프에게 말했다. “한국 가자!”. 미국의 경우는 각 학과별로 채용이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 날자를 조정하는 등의 여유가 있지만, 한국의 경우는 학부 면접에서부터 본부 면접 (총장 혹은 부총장)까지 진행하기에 면접 날자를 조정하고 이런 게 힘들다. 4월 23일에 메일을 받았는데 면접 날자가 5월 9일이니 빨리 서둘러야 했다. 서둘러 비행기를 예약하고 쌓아두었던 마일리지를 다 털어 가족도 함께 가기로 했다. 간 김에 가족도 만나고 해서 대략 일주일 정도의 일정을 잡았다. 그 메일에서는 대략의 일정을 알려주셨는데 미국 학교와 인터뷰 보는 것과 다르지 않았는데, 특히 했던 게 학부에서 연구 세미나를 하고 다음날 대학본부에서 연구와 교육에 대해서 정리해서 다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질의응답을 한다고 하였다.
그렇게 급하게 한국행을 떠난다. 사실 나는 울산 출신이고 본가가 UNIST에서 불과 차로 15분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일단 집으로 갔더니 부모님의 눈이 희망의 눈으로 가득 차있다. ‘혹시나 되지 않을까?’ 하는 눈빛이셨다. 그 부담감을 뒤로하고 면접 준비를 하는데 RPI에서 5년 차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메일이 박사과정 코디네이터로부터 날아왔다. 마음은 더 있고 싶지만, 더 이상 버틸 돈도 없었고 (지원해준다고 하더라도) 하여 마음의 결정은 한 상태이긴 하지만, 코디네이터는 이틀을 줄 테니 결정하라고 한다. 그래서 지도교수님께 물어봤더니 여전히 같은 말씀 “더 있으면 좋긴 한데, 네가 결정하는 것이지..” 안 그래도 면접을 봐야 하는 스트레스도 있는데 타이밍도 절묘하다.
두 가지의 문제로 골치 아파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더 이상 하는 건 금전적으로 힘들지 않을까?”하시는 것이다. 당시 미국 대학에서는 좋은 소식이 올 거 같지도 않았고 UNIST도 이제 면접을 보러 온 상황이라 불확실성으로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만일 안되면 다른 회사에도 지원을 해보자’ 하는 생각에 일단 5년 차를 더 하지 않겠다고 코디네이터 교수님과 지도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약간 껄끄러운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하였다.
학부 면접날 시간보다 일찍 학교에 도착하니 학교도 말끔하고 캠퍼스가 참 예뻤다. 산에 둘러 쌓여있긴 했지만, 그런데 익숙한 사람이라 오히려 더 좋게 느껴졌다. 그리고 석사 선배를 만났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학부 면접과 본부 면접의 팁을 물어볼 마음에서였다. “자신감 있게 하라고” 하시는 거였다. ‘네.. 자신감 있게’, 학부에서 하는 연구발표와 면접은 별문제 없이 진행이 되었다. 아무래도 서류를 뽑으면서 일단 마음에 드는 사람을 한국까지 비행기를 지원하면서 부른 터라 다들 응원해 주셨다. 거기다가 연구발표도 이미 수십 번도 더 한 발표라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학부 발표 후 개개인의 교수님과의 면접이 있었는데,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어보시며 나는 본부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드릴 수 있을지 묻는 걸 잊지 않았다. “자신감 있게 하세요!” 같은 말씀이셨다. 미국 대학에서 혼이 빠질 것 같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이라 마음이 편한 게 있다. 다들 잘 대해주시기도 했고, 끝나고 저녁을 함께 먹으러 갔더니 거기에 내일 본부에서 면접 볼 교수님들이 함께 동석하셨다. 같은 포지션으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각각 다른 포지션으로 내 기억이 맞다면 4분의 지원자가 저녁을 다른 경영학과 교수님과 함께 했다. 그러면서 “다들 잘하셔서 좋은 소식받으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으셨다.
그리고 본부 면접날, 미국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는 본부 면접이 아주아주 중요하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어제 만났던 다른 분야에 지원한 교수님들과의 짧은 대기실에서 만남을 뒤로하고 본관동에 큰 회의실에 들어갔더니 아주 긴 회의 테이블에 멀리 창밖으로 산이 보이는 게 분위기가 벌써 주눅 들게 만드는 것 같다. 당시 총장님과 부총장님, 그리고 다른 원로 교수님들이 함께 하고 계셨는데, 내가 발표를 끝내고 나자 질의응답하기 전에 어색한 정적이 조금 흘렀다. 그러던 중 어제 만났던 한 노교수님께서,
“고향이 울산이랍니다.” 하시면 총장님께 말씀을 드리니, 웃으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시는 게 아닌가.
분위기가 압박일 수도 있고 그때그때 다르다고 말씀을 들었던 터라 꽤나 긴장을 했었는데, 저 질문 하나로 분위기가 생각보다 부드러워진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속으로 외쳤다. 지금까지 기계연구원에서 했던 일들, 연구하는 분야들 내가 생각하는 울산 지역 출신으로서 생각하는 UNIST의 모습들을 내 나름 ‘자신감’있게 말씀을 드렸다. 시간은 금세 흘렀고, 어느덧 면접은 끝났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은 들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 했으니 꽤나 만족스럽기 마련이었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경영학과 교수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향하니 부모님, 와이프, 온 가족이 왕눈이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라는 질문에 나는 그저 “열심히 했어”라고 밖에 이야기할 수 없었고, 수고했다라며 이제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언제 결정이 날지 몰랐기 때문에 아마 소식은 못 들을 것 같았는데, 그날 저녁 선배에게 전화를 해보니 기다려보라는 말씀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본부 면접의 결과가 끝나면 결과를 정리해서 결재를 맡고 또 이사회의 결재를 맡아야 하는 과정이 기다린다 (특별히 결정이 바뀌진 않겠지만, 도장이 중요하다). 아울러 그날 본부 면접이 총 8명인가 9명인가 진행했는데, 한꺼번에 경영학과 지원자가 많기도 했고, 분위기가 좋지 많은 않은 것 같다는 애매한 답변을 주셨다. 더 채근할 수 없어서 그냥 기다리기로 하고, 서울에 처갓집으로 향했다. 당시 전체 일정이 대략 일주일 정도였고, 면접 준비 및 면접으로 4일을 쓰고 잠시 서울에서 숨을 고르고 미국으로 돌아오기로 한 일정이었다.
미국으로 돌아오기로 예정된 전날 저녁, 저녁을 먹고 다시 2살짜리 애기를 데리고 비행기 탈 생각에 한 편으로는 깜깜하기도 하고, 면접이 잘되었나 궁금하기도 했지만 선배 교수도 내 분야 분과 교수님들께 민폐를 끼칠 수가 없어서 그냥 기다려보기로 한다. 아직 시차 적응도 안되고 정신이 몽롱한 상태가 되고 와이프는 이제 일찍 자려고 씻으러 들어갔는데, 전화가 온다. “띠리리~”. 선배다.
두근두근 긴장된 마음으로 전화를 받으니, 그 선배는 밝은 목소리로 “소식 들었지?..” 하시는 것이다. ‘아 이제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는데, 박사과정 준비를 하고, 한 번의 실패를 하고, 재준비를 하고, 미국을 알지도 못하면서 시작한 유학생활에, 돈이 쫓기어 가며 섣부르게 잡마켓에 나온 수년간의 과정이 필름처럼 지나가더라. 됐다.
이후, 원래는 함께 미국으로 와서 정리를 해야 했지만, 굳이 또 비행기를 온 가족이 타고 왔다 갔다 할 필요가 없어서 그냥 나 혼자 들어가서 정리하고 논문 마무리하고 디펜스를 마치고 오겠다고 하였다. 이제 가벼운 발걸음으로 미국으로 갈 수 있겠다. 미국 동부로 비행이 항상 힘들었는데 어느 때보다 가벼운 비행이 아니었나 싶다.
소식을 들은날, 페북에 짧게 소감을 남겼는데, 아직 박사논문도 마무리해야 하고, 나 역시 공식적으로 소식은 들은 것 아니라 애매하게 쓸 수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나인데도 믿고 따라와 준 사랑스러운 아내와 힘든 와중에 태어난 이쁜 내 딸 아라, 물심양면으로 마음 써주신 양가 부모님들, 힘들 때 파이팅을 외쳐주던 친구들 모두 감사합니다. 정말 깡 하나로 시작했던 일이 이렇게 마무리를 앞두고 있네요. 아직은 채우지 못한 1%가 있기에 조금은 조심스럽지만, 영광스럽게도 좋은 곳에서 새롭게 시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 돌아가 정리해야 할 것들이 많지만, 지금까지 해온 만큼 잘 마무리해 나가겠습니다. 많은 이들의 걱정과 관심이 때론 부담이 되고, 지치게 만들지만 지금껏 잘 해왔듯이 앞으로도 잘하나 갈 것을 약속드리며, 조금은 한걸음 뒤에서 그저 잘 쳐다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한 모습 보여 그릴게요. 많이들 마음 써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조만간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소식 전하겠습니다.”
인생 손꼽을 만큼 감동적인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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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임용 공개채용이 과연 공개채용?
교수임용 공개채용이 과연 공개채용? NIH (2010-02-24 08:21) 공감 15 조회24018 Share Close 트위터 l 페이스북 비밀번호 얼마전 한 지인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NIH에서 NCS급 논문과 다른 논문 몇편을 낸 국내파박사가 국내 대학의 교수공채에 다녀갔다고 합니다.
한 대학이 아니라 몇 군데 대학에 원서를 내었고 면접을 보았다고 합니다.
본인의 실력이라면 한 군데는 붙을꺼라 확신했나봅니다.
그러나 모두 다 떨어졌고 알아보니 모두 어느 정도 내정이 다 되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들러리를 서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 게지요.
아직도 현실은 그러하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국내로 돌아오는 것을 포기하고
미국 내에서 잡을 구하기로 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하더군요.
비일비재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공개채용은 형식상일 뿐인 것이겠군요.
국내의 현실은 그러하다고 하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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