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기 해석 | [골라봐야지] 무거운 사회문제들을 구교환X이옥섭만의 독특한 세계관으로 해석한 독립영화 <메기>ㅣ방구석1열ㅣJtbc 191124 방송 답을 믿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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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결말 장면은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찌질함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던 성원의 데이트 폭력 고백. 그리고 그는 씽크홀로 빠진다. 처음에 “구덩이를 마주하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얼른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라는 대사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대사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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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섭과 구교환 그들만의 해석으로
탄생한 개성넘치는 독립영화 ‘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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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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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에 대한 기사 평가 영화 메기 해석

  • Author: JTBC Voy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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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te Published: 2021.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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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결말, 해석 (구교환, 이주영, 문소리)

영화/드라마 영화 메기 결말, 해석 (구교환, 이주영, 문소리) 찬비 ・ URL 복사 본문 기타 기능 공유하기 신고하기 메기​ (Maggie, 2019) 감독: 이옥섭 출연: 구교환, 이주영, 문소리, 천우희 #독립영화추천 #한국영화추천 #인권영화 ​ 넷플릭스 인기 드라마 D.P 와 킹덤 출연 후 더욱 인기몰이 중인 구교환 배우님. 그와 그의 연인인 이옥섭 감독이 함께 만든 작품 중 하나인 영화 <메기> ​ ​ 영화 <메기>는 이옥섭 감독의 연출​ 이옥섭, 구교환의 각본 ​ 배우 구교환, 이주영, 문소리, 천우희가 연기​ 각종 상을 수상한 독립영화이다. ​ 유머를 곁들인 창의력과 표현력에 계속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보게 되었다. 영화 <메기>는 인권위원회의 14번째 영화로 그 안에 숨겨진 의미들까지 좋은 영화이다. ​ 영화는 믿고 싶은 사람(여윤영)이 믿지 않는 사람 (이경진)과 믿을 수 없는 사람 (이성원) 속에서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다. ​ 그 안에서 몰카, 피해자에 대한 호기심과 2차 피해, 만들어진 사실과 집단 따돌림, 청년, 데이트 폭력 이라는 사회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었다. ​ 영화 메기 줄거리, 해석, 대사 1. 몰카와 피해자를 향한 호기심 엑스레이 버튼을 눌러 남의 사생활을 침해한 사람은 누군지 관심도 없죠.찍힌게 누구인가. 그것에만, 그것에만. 관심을 보였어요. 영화 메기, 메기 여윤영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한 남녀의 사랑을 나눈 장면이 엑스라이로 촬영된다. 사람들은 사진 속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사람들끼리 추리를 시작하고, 엑스레이 방에서 성관계한 적이 있었던 윤영은 자신과 남자친구 성원이 사진 속 인물이지 않을까 라고 걱정하며 사직을 결심한다. ​ 2. 피해자를 향한 2차 피해 아니에요. 저는 병원 안나갈거에요. 내일 뵙겠습니다. 내일 봬요. 네 병원에서 봬요~ 영화 메기, 여윤영 ​ 다음날 사직서를 들고 찾아간 윤영에게 부원장은 사진 속 인물이 윤영이라고 의심하고, 사직할 것을 권고한다. 원래 사직할 마음이었으나 뒷문으로 숨어서 나가라는 부원장의 태도에 윤영은 오히려 내일 뵙겠다며 자신은 여기서 일하겠다고 이야기 한다. ​ 피해자뿐 아니라 엉뚱한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는 상황에서 정작 사생활을 침해한 사진을 찍고 유포한 가해자가 누구인지는 영화가 끝날때까지도 나오지 않는 것이 현실과 닮았다 ​ ​ ​ 3. 만들어진 사실과 집단 따돌림 사실은 언제나 사실과 관련된 사람들에 의해서 편집되고 만들어지는 것 영화 메기, 메기 내가 개를 고양이라고 우겨도 믿을 사람은 믿고 떠들 사람은 떠들죠 영화 메기, 이경진 부원장 이경진은 어릴 적 시소를 타다 친구가 날라갔다는 말도 안 되는 소문에 휩싸인다. 진실은 친구의 아빠가 친구를 민 것이었는데 친구는 끝까지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그렇게 이경진은 친구들에게 살인미수라고 놀림을 받고 그 때의 트라우마로 세상을 믿지 못한다. ​ 이옥섭 감독은 사실이라고 보이는 것도 만들어진 것일 수도 있으니 바로 반응하지 말고 기다렸다가 반응했으면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한다. ​ ​ 4. 청년들의 현주소 정부에게 골칫거리인 씽크홀 때문에 청년들에게는 일자리가 생겨났어요. 국가의 땅이 푹푹 꺼져가며 정부는 골머리를 앓는 와중에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고 취업을 한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학교 때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는데’라는 대사와 토익공부하려는 청년에게 ‘삽질하지 말고’ 라고 이야기하는 또 다른 청년의 모습에서 똑같이 공부만 하다 취업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청년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 5. 데이트 폭력 어. 전여친 때렸어. 영화 메기, 이성원 메기 결말 장면은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찌질함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느껴졌던 성원의 데이트 폭력 고백. 그리고 그는 씽크홀로 빠진다. ​ 처음에 “구덩이를 마주하면 우리가 해야할 일은 얼른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라는 대사는 믿음과 신뢰에 대한 대사인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알 수 있듯이 구덩이(쓰레기)를 마주하면 우리는 그곳에서 도망가야한다 는 뜻이었다. ​ 이옥섭 감독은 처음부터 데이트 폭력범처럼 보이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또한 의도적으로 이 장면에서 가해자가 변명하고 사람들이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왜 때렸어?” 와 같은 질문이나 사연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가해자는 그저 가해자일 뿐. ​ 지금까지 가해자의 시선에서 그린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피해자의 시선에서 이야기하고, 가해자에겐 발언의 기회를 주고 싶지 않았다는 의도도 좋았다. ​ ​ 감상평 영어로 메기는 Catfish이나 영화 메기의 영어 제목은 Maggie이다. 물고기 메기가 아니라 존재로서의 ‘메기’ 를 나타내고 싶었다는 이옥섭 감독 ​ 감독이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서 만들었기에, 영화의 스토리와 연출 모두 마음에 들었다. ​ 영화를 보며 다시 느끼는 것은 구교환 배우는 연기를 맛깔나게 잘한다. 특히 대사의 타이밍이 쫀득쫀득하다. 최적의 표현을 할 수 있는 타이밍과 속도로 상황과 표현을 다채롭게 살려낸다. ​ 관객들 중 처음 보면 귀여운 성원을 N차 관람 시 무섭게 느껴진다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나는 N차 관람은 하지 않았으나 다시 떠올렸을 때 섬뜩한 부분들이 있다. 구교환배우가 세세한 것들까지 포착해서 표현했기 때문인 것 같다. ​ 이주영 배우, 문소리 배우의 연기도 좋았다. 이주영 배우가 구교환 배우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찐커플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혼자 피식거렸다. 이옥섭 감독님이 문소리 배우님을 이경진 역할로 생각해고 영화를 썼다고 한다. 이경진 배우는 문소리 배우가 찰떡이었다. ​ 앞으로도 여성 감독의 영화,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여성 캐릭터가 출연하는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 사회적 이슈들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맛깔나는 표현과 유머로 잘 그려낸 영화 <메기>를 적극 추천한다.​ (현 시점 기준, 넷플릭스에는 없으나 유플러스 티비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 ​ 메기 감독 이옥섭 출연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천우희 개봉 2019.09.26. 더보기 1. [방구석1열] 이옥섭 감독의 영화 <메기> 설명 2. 이옥섭 감독의 메기 해석 ​ ​ #이옥섭감독 #구교환각본 #구교환영화 #독립영화 #인권영화추천 #이주영영화 #유플러스영화추천 #좋은영화 인쇄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독립영화 <메기>는 믿음과 의심의 해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으레 그럴 것이라는 듯이 당연하게 잘못 생각해 왔던 것들을 꼬집기도 합니다. 전체적으로는 밝고 웃기게 표현됐지만, 전하는 메시지는 날카롭습니다.

메기 목소리는 천우희가 맡았는데, 감독은 그냥 물고기로 할 수도 있었지만 좀 더 귀를 기울이게 하고 싶어서 메기로 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옥섭 감독, 이주영, 문소리, 구교환, 천우희 주연으로 개봉했습니다. (이 글은 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 블로그는 “심심할 때 잡지처럼 읽는 지식”이라는 목적으로 운영됩니다. 즐겨찾기(북마크) 해 놓으면 심심할 때 좋습니다.

메기가 얘기해 주는 이야기

어항 속의 메기가 얘기를 합니다. 메기는 무엇이든 다 알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병원의 방사선과에서 연인이 관계를 가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때 엑스레이가 찍히고, 다음 날 병원 마리아상에 이 엑스레이 사진이 걸립니다. 사람들은 찍힌 게 누구냐는 궁금증을 보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선입견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나는 찍은 사람의 잘못인데도 찍힌 사람이 더 불안해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또 하나는 양성의 관계인 성관계임에도, 유머코드는 남성 성기 중심의 사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의 선입견입니다. 잘못한 쪽이 비난을 받아야 하며, 여성 성기만 최대한 감출 필요도 없습니다.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 ⓒ 감독: 이옥섭)

윤영(이주영)은 엑스레이를 가지고 남자친구 성원(구교환​)과 확인 후 자신들의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직서를 들고 부원장 경진(문소리​)에게 갑니다. 그러나 부원장은 조금 쉬라는 말만 하니 사직서를 꺼내지 못합니다.

다음 날, 경진과 윤영 외의 사람들은 아프다며 모두 결근을 했습니다. 경진은 수상하다며 직접 확인을 하러 갑니다. 그런데 진짜 아픈 직원을 보게 되고.. 그 후 총알 박힌 환자가 들어오는데, 사과를 깎다가 다쳤다고 합니다. 우리가 진짜 믿어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영화는 묻고 있습니다.

메기 줄거리 – 믿음과 의심 사이

이제 줄거리가 윤영(이주영)에게서 남자친구 성원에게로 넘어갑니다. 성원(구교환)은 한동안 백수로 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일자리를 얻게 되는데, 도로에 난 싱크홀을 메우는 직업입니다. 일자리를 가지고 나서 나름 즐겁게 일하던 중, 성원은 윤영이 사준 커플 백금반지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여기도 찾아보고 저기도 찾아보고 계속 헤매지만, 아무리 찾아도 나오지를 않습니다.

그러던 중 동료의 발가락에 끼워진 백금반지를 발견하는 성원…​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 ⓒ 제작사: 2X9HD)

점점 의심이 높아가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말을 하지 못하는 상황… 성원은 동료가 먼저 잘못했다고 고백하길 바라지만 상대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원은 그가 범인이라고 확신하고, 그럴수록 더욱 신경이 곤두섭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줄거리는 그 동료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시점으로 이동합니다. 12만 원이 들어있었다고 하자, 성원이 그 돈을 주고 대신 반지를 되받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발가락 반지였습니다. 도저히 손가락에는 맞지 않는 크기… 괜히 동료를 의심했다는 후회만 밀려듭니다.

영화 메기 줄거리 자체가 분명히 같은 반지, 의심스러운 동료로 흐리지만 사실은 그거 아니었습니다. 물론 관객도 영화의 시선을 믿고 정말 그렇다고 믿고 있던 상황에서, 그것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납니다. 감독이 관객을 완벽하게 속인 것이지만, 이것은 우리의 뇌와 우리의 의심이 사람의 관계를 완벽하게 오해하게 되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누가 봐도 확실한 것이 그저 의심뿐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객관적인 의심을 하기 어려운 불완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 ⓒ 배급사: 엣나인필름)

메기 결말 해석 – 의심이란? 믿음이란?

다음 줄거리는 다시 윤영(이주영)에게로 넘어갑니다. 우연히도 성원의 전 여자친구를 만나게 된 윤영… 거기에서 뜻밖의 말을 듣습니다. 성원(구교환)에게 맞은 적이 있었다는 얘기입니다. 사회적 문제가 되는 데이트폭력을 뜻하는 말입니다. 순간 윤영은 믿음과 의심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걸까?

그녀가 고민하자 얘기를 들어본 경진(문소리)는 남자친구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하다고 조언해 줍니다. 하지만 바로 물어보지는 못하고 계속 불신이 쌓여가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 ⓒ 개봉: 2019년 9월 26일)

불만이 쌓이던 어느 날, 성원의 실수로 윤여이 다칠뻔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짜증과 불만이 터지며 진짜로 헤어지는 상황에 이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윤영은 병원이 환자가 맡긴 어항을 들고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성원의 집 근처에서 둘은 다시 마주쳤습니다. 여기에서 위의 다 가지 사건이 다시 하나로 합쳐집니다. 성원은 꼭 할 말이 있다면서 뭔가를 읽습니다. 백금반지 때문에 동료를 의심했던 일입니다.

여기까지를 보면 관객은 또 마음이 쏠립니다. 의심했던 뉘우침이 나오는 장면이니, 성원을 믿지 못하는 윤영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그때 윤영이 한 마디를 묻습니다. 여자를 때린 적이 있냐고…

그래고 반전… “어, 전 여친 때린 적 있어”라는 성원의 대답… 그때 윤영이 들고 있던 어항에서 메기가 뛰어오릅니다. 메기가 뛰어오르면 큰일이 생긴다는 것처럼 말입니다.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 ⓒ 각본: 이옥섭, 구교환)

그러나 더 큰 일은, 갑자기 땅이 꺼지면서 도로에 씽크홀이 생긴 것입니다. 성원의 바로 아래에서 생긴 씽크홀에 성원은 빠져서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결말에서 윤영은 성원을 버리고 돌아서 가버립니다.

감독은 이 장면을 데이트폭력자로부터 윤영을 떼어놓는 장치라고 말했습니다. 영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얼른 빠져나오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데이트폭력은 한 번 봐주고 넘어가더라도 또 발생한다는 것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메기 예고편 보기

[독립영화 메기 줄거리 결말 해석 – 이주영 구교환 문소리 천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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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줄거리 / 결말 (스포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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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드라마, 미스터리, 코미디

한국

89분

감독

이옥섭

출연

이주영 – 여윤영 역

문소리 – 이경진 역

구교환 – 이성원 역

천우희 – 메기 역

박경혜 – 방사선사 역

박강섭 – 박강섭 역

던밀스 – 황동현 역

이주영 – 성원의 전 여자친구 지연씨 역

영화 메기 줄거리

병원에서 엑스레이실에서 간호사가 환자와 성관계하는 걸 엑스레이 사진으로 찍히고 모두에게 사실이 알려진다. 간호사 윤영은 엑스레이 사진이 남자친구와 자기 사진이라 생각해서 부원장인 경진에게 사직서를 들고 가지만 부원장님은 쉬었다 오라 해서 사직서를 꺼내지 못한다.

다음날, 경진, 윤영 말고도 아프다면서 모두 결근해서 직접 확인하러 가는데 직원들이 진짜 아파 쓰러진 걸 보고 경진과 윤영이 도와준다.

성원은 한동안 백수로 지내다가 싱크홀 메우는 일을 하게 되는데 일자리가 생겨 즐거운데 윤영이 사준 백금 커플 반지가 사라진 걸 알게 된다. 계속 찾아 헤매지만 찾지 못하다가 동료의 발가락에 백금 반지가 끼워진 걸 발견한다.

성원은 의심은 가지만 말을 꺼내지 못하고 동료가 먼저 잘못했다 말하기를 바라지만 그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시간이 가며 성원은 동료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신경을 곤두세운다.

얼마 후 동료가 지갑을 잃어버리고 그 안에는 돈이 12만 원이 있었는데 성원은 자기가 돈을 줄 테니 반지를 달라고 해서 반지를 받는데 이 반지는 손가락에는 들어갈 리 없는 진짜 발가락 반지여서 성원은 동료를 괜히 의심했다 후회한다.

윤영은 성원의 옛 여자친구를 만나는데 그녀에게서 예전에 성원에게 맞은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듣는다. 윤영은 순간 누구를 믿어야 하는가 혼란에 빠진다. 윤영이 고민하자 경진이 직접 물어보는 게 좋다고 말하지만 윤영은 직접 물어보지 못하고 불신만 쌓인다.

영화 메기 결말

어느 날 성원의 실수로 윤영이 다칠뻔하자 짜증나 진짜 헤어지게 되고 시간이 흘러 윤영은 병원의 환자가 맡겼던 어항을 들고 가다가 성원의 집 근처에서 성원과 마주친다.

성원은 할 말이 있다며 백금 반지 때문에 동료를 의심했던 일을 얘기한다. 자신에게 솔직한 성원을 믿지 못했던 윤영은 혹시나 싶어 여자를 때린 적 있냐 묻는데 성원은 진짜 전 여자친구를 때린적 있다 답하고 윤영이 들고 있던 어항 속의 메기가 뛰어오른다.

갑자기 땅이 꺼져 성원의 아래 싱크홀이 생겨 성원은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윤영은 성원을 버리고 돌아가버린다. 구덩이에 빠졌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게 아니라 얼른 빠져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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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해석 모든걸 관통하는 키워드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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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독립영화에 빠져 있습니다. 이번에 본 작품은 메기라는 영화였는데요. 이 작품을 보게된 계기는 방구석 1열이라는 프로에서 보고 흥미가 갔습니다. 많은 리뷰에 해석들이 올라와 있는데요. 상업영화와 달리 독립영화는 감독의 세계를 자유롭게 펼친다는 것이 큰 매력인 것 같은데요. 이 작품의 모든 것을 통과하는 키워드는 의심과 믿음 입니다.

영화 메기에서는 각종 사회문제 (몰카, 데이트폭력, 청년 실업 등등) 를 다루기도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민망한 엑스레이를 찍은 사람은 궁금해 하지 않고 찍힌 사람만을 궁금해 합니다. 또 주인공인 윤영씨는 남자친구를 의심하기도 하고 남자친구는 그의 직장 동료를 의심합니다. 게다가 병원 원장 역시 직원들을 의심하죠. 계속되는 의심은 싱크홀이라는 매개체로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저만의 해석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독립영화 메기는 영화의 색감도 굉장히 예뻤고 나레이션의 목소리도 참 예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각종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대단한 것 같습니다. 기발한 상상력과 현대사회를 신랄하고 감각적으로 풀어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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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

끝까지 보는 것이 힘들었다.

현실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 보단 피상적인 면만 슬쩍 보여준 것 같아 아쉽다.

다들 재밌다고 하는데..TV에도 많이 나왔는데, 왓챠도 재밌을 거라고 추천해줬는데,

왜 나는 영화 ‘메기’가 재미없었나.

진짜 메기가 주인공이다

# 메기 줄거리

마리아사랑병원의 간호사 윤영은 엑스레이실에서 누군가 몰래 찍은

엑스레이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과 애인 성원이라고 의심한다.

엑스레이실에서 섹스 한 것을 누군가 몰래 찍었나보다!

병원 부원장도 윤영을 의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병원 직원들이 모두 출근을 하지 않는다.

이후 사건들이 해결되며 엑스레이 사건이 마무리된다.

싱크홀이 갑자기 전국에 발생한다. 성원은 싱크홀 복구반으로 일을 한다.

성원은 현장에서 윤영이 선물한 백금 반지를 잃어버리고, 함께 일 하는 강섭이

반지를 훔쳐갔다고 의심하는데…

반지 사건은 성원의 성급한 의심이었음이 밝혀지며 사건이 마무리된다.

한편, 성원의 전 여자친구가 윤영을 찾아오고,

성원이 과거에 자신을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윤영은 성원을 의심하고 끝내 이별을 한다.

괜한 의심이었을까, 다시 성원을 만난 윤영.

성원은 전 여자친구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갑자기 싱크홀이 발생해 성원이 구덩이 안으로 빠진다.

# 메기 아쉬운 점

줄거리를 정리해보니 영화 ‘메기’가 아쉬운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말 할 수 있겠다.

첫째,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해서 몰입할 수 없었다.

둘째, 현실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다.

셋째, 영화 전체의 주제인 ‘의심’과 현실의 문제점이 뒤섞여 모순을 만들었다.

첫 시퀀스와 마지막 시퀀스를 보자.

# 첫 시퀀스: 엑스레이 몰카 사건

엑스레이 몰카 사건이 발생한다. 윤영은 병원을 그만두려 한다.

그런데 병원 부원장이 자신을 의심하자 병원을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첫 시퀀스: 엑스레이 몰카 사건

-> 사라진 개연성:

윤영은 왜 병원을 그만두려 했을까?

윤영이 어떤 인물이고 어떤 성격을 가졌고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윤영은 그저 몰카의 피해자가 되었기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려 한다.

몰카 피해자로서 윤영이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 단체 결근 사건은..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자.

-> 고발하려는 현실:

몰카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받는다는 것.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고, 서로 간의 신뢰를 떨어뜨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굉장한 악영향을 준다는 점.

-> 피상적인 문제의식:

영화에선 그저 엑스레이 몰카 사건이 헤프닝으로 끝난다.

->’의심’ 이라는 주제가 만든 모순:

직원들의 단체 결근에 대해 부원장은 다들 몰카의 피해자가 자신이라고 생각한 것이라 의심한다.

윤영은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을 것이고 몰카 사건 이후 단체로 결근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사건의 주제가 몰카에서 의심으로 옮겨갔다.

부원장의 대사 “엑스레이실에서 섹스를 할 수도 있지 그게 뭐 대수라고” 는 그야말로 몰카 사건에 대해 지양해야 하는 태도이다. 이런 태도를 비판하려는 대사였을까?

사건의 주제가 바뀌며 이 대사의 맥락은 섣부른 의심이 만드는 오해로 들린다.

몰카라는 소재를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다.

# 마지막 시퀀스: 전 여자친구를 때렸다는 성원, 싱크홀에 빠지다.

윤영은 성원이 전 여자친구를 때렸다고 의심한다. 이후 성원의 모든 행동에 의심이 간다.

윤영은 끝내 성원과 헤어진다.

윤영을 찾아온 성원의 전 여자친구

-> 사라진 개연성:

전 여자친구는 왜 윤영을 찾아왔을까?

전 여자친구는 단순히 성원이 데이트 폭력을 한 적이 있다는 의심을 심기 위한 장치일까?

->고발하려는 현실: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을 받고,

가해자는 스스로 폭력인지도 모르는 양상을 보인다.

사회 문화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피상적인 문제의식: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윤영이 성원에게 고함, 욕설 등의 폭력을 가하고 성원은 그저 맞고 있다.

친밀한 연인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이 발생해도 적극적으로 대처가 힘들다는 점이 아니라 두 연인 사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윤영은 성원을 잠재적인 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의심할 뿐 실제로 폭력을 받진 않는다.

성원은 윤영의 폭력을 인지 하지 못한다.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의심’ 이라는 주제가 만든 모순:

데이트 폭력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의심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주제가 되었다.

# 결말

다시 재회한 두 연인이 의심을 거두고 화해를 하려는 순간,

성원이 과거에 전 여자친구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때 갑자기 싱크홀이 생기며 성원이 싱크홀에 빠진다.

메기가 뛰고, 싱크홀이 발생한다. 싱크홀에 빠지는 성원

싱크홀의 빠진 성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과거에 여자친구를 때렸다는 성원에 대한 의심이 사실로 밝혀졌는데

왜 성원은 더 깊은 의심의 구렁텅이로 빠진걸까?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로서 큰 의심을 받게 된 성원을 구해줘야 된다는 것일까?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는 결말인가? 단순히 때렸다는 사실로 성원을 더 의심하면 안 된다는 것일까?

영화 전반에서 반복되는 “구덩이 빠졌을 때 – ” 는 의심에 빠졌을 때,

더 의심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말고 얼른 빠져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이 결말을 보고 성원을 의심하며 보던 관객들에게 주는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반복되는 상징으로

마지막에 반전을 주다니 그래도 결말에는 한방이 있구나. 역시..!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이 장면의 의도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의 변명을 봉쇄한 것이라 한다.

구덩이는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구덩이 그 자체였다. 영화의 중심을 잡는 반복되는 상징이 무참히 박살났다고 생각한다.

## 왜 하필 메기인가?

어항 속에 어울리지 않는 ‘메기’ 아주 예민해서 싱크홀을 예측한다.

이런 메기와 함께라면 윤영이는 위로를 받으며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이유로 메기가 주인공이 되었다.

#마무리

전반적으로 영화 ‘메기’는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노트에 습작으로 적은 단편영화용 아이디어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한 곳에 모여있다.

오래 고심하면서 쓴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

치킨, 생크림케잌을 가지고 부대찌개를 만든 느낌? 그래서 무척 독특하기는 하다.

[인디즈] 영화가 끝이 나고서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영화 〈메기〉 인디토크 기록

영화가 끝이 나고서 비로소 진짜 이야기가 시작되는 영화 〈메기〉 인디토크 기록

일시 2019년 10 월 4일(금) 오후 7시 30분 상영 후 참석 이옥섭 감독|배우 구교환 진행 김세윤 작가

*관객기자단 [인디즈] 송은지 님의 글입니다.

한 시간 반 동안 변명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깨닫게 됐을 때 영화는 끝이 나고 더 이상 웃을 수 없게 된다.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열네 번째 작품인 영화 〈메기〉는 누군가에겐 뛰어난 미장센과 재치가 돋보이는 코미디 영화인 반면 누군가에겐 그 이면의 일상적인 불안에 대한 영화이다. 이옥섭 감독은 우리 너무 자주 피해자를 삭제하고 가해자의 변명을 들어왔으니 영화에서까지 그것을 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한다.

이옥섭 감독(이하 이옥섭): 안녕하세요. 〈메기〉를 만든 이옥섭입니다. 인디스페이스를 채워주셔서 감사하고, 영화 보시고 느끼신 것 저희와 함께 재밌게, 그리고 진지하게 이야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구교환 배우(이하 구교환): 안녕하세요. 성원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김세윤 작가(이하 김세윤): 저는 오늘 진행을 맡은 김세윤 방송작가입니다. 반갑습니다. 저는 일단 ‘성덕’이고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영화 〈메기〉의 두 주역을 만나뵙게 돼서 오늘 정말 여한이 없습니다. 우선 관객분들께서 질문을 하시기 전에 대략적으로 먼저 제가 큰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영화가 시작할 때 이질감을 느끼셨을 것 같아요. 국가인권위원회 로고가 뜨고 나서 영화가 시작되거든요.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와는 결이 조금 다른데요. 어떻게 인권위로부터 인권영화 프로젝트를 제안 받았고,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들게 되셨는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이옥섭: 〈메기〉는 열네 번째 국가인권위원회 작품인데요, 4월쯤에 제안을 받았어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감독 선정을 위해 회의를 꾸리고 저희가 선정됐다고 해주셨어요, 조금 늦게 연락 받은 감이 있죠.(웃음)

구교환: 4월에 연락이 온다는 것은, 저희가 예비 32번 정도 된 것 같아요.(웃음)

이옥섭: 그런데 저희 단편영화를 다 보셨대요. 저희의 단편처럼 영화가 너무 무겁거나 딱딱하고 교훈적이지 않았으면 좋겠고, 지금의 젊은 사람들이 재밌게 보고 공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장르도 제한을 주지 않으셔서 우리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럼 호러를 찍어도 돼요?’ 했더니 그것도 괜찮다고 하시기에 용기를 얻어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어요.

구교환: 제작사가 국가인권위원회인 거잖아요. 자유를 많이 주셨어요. 애초에 그걸 떠나서 저희가 국가인권위원회 영화의 팬이었어요. 이 제안이 오기 전에도 우리 나중에 성공하면 꼭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찍자고 그랬거든요.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영화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여섯개의 시선〉(2003)이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최근작이 저희가 정말 좋아하는 정지우 감독님의 〈4등〉(2014)이었고요. 그런데 앞의 분들이 제안을 거절하셨는지 32번째로 저희에게(웃음), 그렇게 선물처럼 제안을 주신 거예요. 저는 배우로서 캐스팅을 받았을 때도 왜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했을지 스스로 질문을 하거든요. 그런 과정을 또 거쳤어요. ‘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우리에게 영화를 만들라고 했을까?’ 그걸 고민하면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영화에 가장 가까운 톤으로 만들고자 했고, 그에 대한 자유를 많이 주셨죠. 행복한 작업이었어요.

김세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보고, 혹은 완성된 영화를 보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어떤 반응이었나요?

구교환: 10만 가자고 하시면서(웃음) 많이 좋아해주셨어요. 촬영현장에도 계속 방문해주시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시고. 왜 이렇게 저희를 믿으신 건지 지금도 묻고 싶어요. 저희에게 너무 소중한, 선물 같은 기회였어요.

김세윤: 이야기 속의 메기가 어떻게 감독님 마음 속에 헤엄쳐 들어왔는지부터 시작해서 엑스레이, 싱크홀, 메기라는 세 가지 발상이 어떻게 어우러지게 되었는지 질문하겠습니다.

이옥섭: 어느 날 메기의 이미지가 제게 들어왔어요. 그런데 메기를 보는 여윤영이라는 사람의 얼굴이 어두웠어요. 그래서 왜 그 사람의 표정이 어두웠을까,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렇게 그 사람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된 것 같아요. 30년 동안 한국에서 살면서 불법촬영 사건들을 너무 익숙하게 너무 봐왔고, 항상 내가 들어가는 화장실에는 카메라가 있을 거라는 마음으로 살았어요. 그래서 찍혔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마음 속 어딘가에 크게 있었나봐요. 그래서 여운영도 자기도 찍혔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얼굴이 어두웠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여윤영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 여자가 바라보는 어항 속의 존재가 위로를 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 메기인지 생각해보면, 우선 메기가 실제로 가만히 있대요. 저는 사람보다는 동물이나 식물을 통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여윤영이라는 사람도 앞으로 사람으로 인한 상처나 스트레스 같은 것들을 메기를 바라보면서 치유할 것이라는 확신이 점점 커졌고, 메기는 예민해서 지진도 감지한다고 하니 사람 이상의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아마 어항에 열대어나 거북이 같은 친구들이 있었다면 익숙한 이미지이기 때문에 글을 써내지 못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어항에 메기의 이미지를 넣어보니 너무 낯선 거예요. 열대어나 거북이는 관상용이고, 메기는 우리가 보통 먹잖아요. 그런 게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건 관상이고 어떤 건 식용인가. 이런 산만한 생각들이 뻗어나가면서 더 자극이 됐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생명체가 어항까지 오게 된 이야기도 상상하고 싶어졌고요. 실제로 지인이 뱀장어를 어항에서 키우고 있어서 그걸 보고 느낀 것이 많았어요. 그 모습이 이상하니까 처음엔 웃다가 의문들이 생기면서 이야기를 쓰게 만든 것 같아요. 그리고 한 편의점 앞에 정말 커다란 싱크홀이 뚫린 사진을 인터넷에서 봤어요. ‘그래도 저 안에 있던 사람은 참 다행이다.’, ‘어떻게 저기서 나갔을까?’ 이런 댓글들이 달린 실제 사건이었어요. 그것을 보니 그 안의 사람이 또 떠올랐어요. 그 사람의 아침부터 오후까지 상상을 하게 되는 거예요. 아침에 일어나서 편의점에 출근을 하고, 집에 가려고 문을 여니까 낭떠러지인 거예요. 그 문을 열고 아래를 보는 심정이 우리 같았어요. 우리 세대들의 마음과 같다는 생각에 그 인물이 등장하진 않지만 싱크홀이 이야기 속으로 들어왔어요. 어이가 없지만 누군가가 그것으로 인해 직업을 얻는 것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 이미지로 이야기를 얻는 경우가 되게 많아요. 그리고 그 낯선 이미지가 충돌할 때 이야기를 쓰게 돼요.

김세윤: 두 분은 공동으로 작업을 많이 하셨는데, 분업과 협업의 메커니즘이 영화를 보는 입장에서 참 궁금하거든요. 이 영화는 어떻게 분업과 협업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질문과, 그리고 싱크홀에 구교환 배우를 빠트리겠다는 결말은 처음부터 정하신 것인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이옥섭: 엔딩은 제일 마지막에 썼어요. 시나리오 작업 방식 상 끝을 계획해놓고 쓰지는 못했어요. 자연스럽게 성원과 윤영이와 지연씨를 추적해나가면서 그 결론에 도달했던 것 같아요. 이것이 내가 내릴 수 있는 마지막이고, 윤영이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 장면을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는 시나리오 스타일이 너무 달라요. 구교환 선배는 장면이 다 떠오를 수 있게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쓰시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먼저 시놉시스 쓰고 트리트먼트 가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편해요. 초고를 쓸 때 같이 논의를 많이 했는데 어떻게 찍을지에 대한 생각이 명확하신 분이라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구교환: 이 작업은 이옥섭 감독이 주인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어느 날 문득 들었어요. 그렇다면 저의 역할은 이옥섭 감독의 시나리오를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완전히 발라드 곡인 시나리오에서 제가 랩을 할 순 없잖아요. 아 진짜 엉망인 비유였어요.(웃음)

김세윤: 인터뷰를 보니까 각서를 썼다던데 이건 무슨 얘긴가요? 프로듀싱을 하기로 해놓고 갑자기 치고 들어올 것을 대비해서 각서를 쓰신 건가요?

이옥섭: 변덕이 서로 너무 심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힘들게 다 완성해갈 때 쯤 “나도 할래”하는 것도 무서웠고, 선배 입장에서도 제가 손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다가 나중에 같이 하자고 한다면 망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확실히 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너무 타협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 사람의 선택을 믿고 따라가는 편이 이 작품에 더 나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구교환: 계속 안전한 선택만 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안전한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이옥섭 감독의 도전적인 서사가 필요했어요. 저는 이옥섭 감독보다 겁이 많은 연출가예요. 그래서 그랬던 것 같아요.

관객: 크게 세 가지 의심이 나오는데, 언제나 의심이 예상과는 반대의 결과로 끝나더라고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의심이 사실로 판명되면서 싱크홀에 빠지게 되는데 어떤 의도를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옥섭: 세상을 살다보니 의심에는 규칙성이 없더라고요. 이번에 이 사람을 믿었으니까 다음에도 믿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계속 어그러지는 거예요. 너무 불규칙하니까 저는 더 불안해졌어요. 누군가를 믿기 위해 어떤 데이터를 가지려고 했는데 데이터가 소용이 없는 거죠. 그런 제 감정이 영화에 들어간 것이고, 제가 이 영화에서 꼭 하고 싶었던 것은 윤영이가 마지막에는 꼭 진실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그게 윤영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진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메기가 그러잖아요. 사실은 관련된 사람에 의해서 말해지고 편집된다고. 그 말이 제가 그런 불안정한 삶을 살면서 붙잡고 있었던 말인데, 윤영이에게 그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불규칙한 불신과 믿음의 과정은 진실을 향해 알아가는 과정이었어요. 어떤 때는 맞았고 어떤 때는 또 그게 틀리기도 하고요. 결국엔 그게 진실에 가닿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관객: 감독님꼐서 영화 주제를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는지도 궁금해요. ‘사람들은 왜 서로를 의심할까’가 이 영화의 메인 주제잖아요. 이 영화를 구상하시게 된 이미지 이전에 애초에 의심과 믿음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떠올리게 되셨는지 질문하겠습니다.

구교환: 저도 궁금해요.

이옥섭: 이 작품을 만들기 전에 썼던 시나리오는 어떤 거였냐면, 여자가 새로운 남자친구를 만났어요. 그런데 그 남자가 살인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계속 느끼는 거예요. 2017년에 썼던 건데 그 시절 제 안에 어떤 불안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를 지키기 위해 남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던 사회 속에 제가 있었어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하면서 계속 과거를 거슬러 올라갔거든요. 그러다 보니 제가 이전에 쓴 시나리오에도 행복한데 계속 불안을 느끼는 여자가 나오더라고요. 아마 제 이삼십대 시절의 키워드가 ‘불안’이었나 봐요. 내가 몰래 찍힐 지도 몰라, 또는 내 곁에 있는 사람이 나를 위협할 지도 몰라. 뉴스에는 계속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 누군가가 죽는 이야기가 나오고요. 이러한 것이 저에게 아마 영향을 줬을 거예요. 내가 생존하기 위해 방어적인 마음을 품고 있던 것이 이 영화에 드러났던 것 같아요.

구교환: 그때 쓰신 시나리오를 다시 만드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이옥섭: 지금 다른 것을 쓰고 있긴 한데 모르죠, 또 사람 마음이…

구교환: 저 좀 주셨으면 좋겠어서. 그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재밌었거든요. 왜 그 작품을 안 하시냐고 계속 얘기를 했어요.

이옥섭: 근데 참 신기한 것 같아요. 그 당시의 제 고민이 담겨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또 다른 고민이 더 커진 거예요. 다른 영화를 찍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그게 풀리지 않았나봐요. 그래서 그게 〈메기〉로 옮겨오면서 풀리게 된 것 같아요.

관객: 영화에서 배우만큼 중요한 게 메기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캐스팅은 어떻게 하셨는지, 또 젊은 여성의 목소리로 의도하신 이유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김세윤: 촬영 후 메기의 행방도 궁금합니다.

이옥섭: 메기의 목소리를 맡아주신 천우희 배우님은 바로 이전 작업인 〈걸스온탑〉(2017)에 나와주셨어요. 그때 천우희 배우님이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느꼈어요. 그 느낌이 고스란히 시나리오에 반영되었던 것 같아요. 〈걸스온탑〉과 〈메기〉 사이 기간이 두 달 밖에 안됐거든요. 그래서 〈걸스온탑〉 작업하면서 함께 이야기할 때 내가 기댈 수 있게 해준 마음이 메기라는 캐릭터에 들어갔어요. 지연씨도 윤영에게 힘들었던 기억을 공유해주면서 연대한다는 느낌이 들었고, 윤영에게 힘을 주는 존재도 사람은 아니지만 여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쓰면서도 불편했던 지점인데, 이 메기는 아프리카에서 온 메기예요. 메기도 관상용과 식용이 나뉘어 있더라고요. 이 메기는 관상용 아프리카 메기였는데, 이것도 참 아이러니했어요. 뭐가 관상이고 뭐가 식용인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 이야기까지 담진 않았고요. 그래도 제일 좋은 리뷰는 ‘영화를 본 날 만큼은 메기를 먹을 수 없다’는 얘기였어요. 영화 속 메기를 ‘어떤 존재’로 받아들여주셨다는 응답 같아서요. 이 메기는 저희 제작실장님이 촬영 내내 케어해주셨고 이후에도 키우고 싶어 하셨는데 촬영이 많아서 데려가질 못하셨어요. 구교환 선배 어머님이 키우고 싶다고 하셔서 데려가 키워주셨어요. 그런데 눈병이 나서 이제 하늘나라로 가게 됐어요. 그래서 구교환 배우 어머니께서 산에다가 묻어줬어요.

구교환: 우려하셨던 메기의 점프 장면은 전부 CG였고 메기는 안전하게 보호하다가 마지막에 몰아서 촬영했어요. 대기실도 따로 있었어요. 분장실의 메선생님. 저도 정이 많이 들었어요. 제작실장님도 그러니 함께 하고 싶다는 의견을 주셨던 거죠.

김세윤: 그래서 이 영화의 영어 제목도 ‘메기’가 아니죠.

구교환: 그렇죠, 영어로 Catfish가 아니라 사람 이름 Maggie죠.

이옥섭: 네. 뭔가 생선, 물고기 그 이상의 존재라고 생각을 해서 그렇게 했어요.

관객: 이전 단편영화에서도 독특한 연출과 이야기를 하셨더라고요. 이번 장편도 이전 단편과 비슷한 스타일로 챕터별로 나뉘고 소제목도 등장하던데요. 장편을 이런 스타일로 만드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옥섭: 상업영화 시나리오랍시고 저희가 써둔 것들이 있는데요. 저희는 항상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실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야기를 쓰는데, 상업영화는 지켜야할 것이 좀 많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수정을 할 때 갑갑함이 있었어요. 인권위에서 제안을 주셨을 땐 하고 싶은 것을 다 해야겠다는 해방감을 가지고 했어요. 그래서 형식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제목을 붙이는 건 보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힌트를 드리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챕터를 분절한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연결성을 드리고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구교환: 용감한 영화죠. 타이틀보다 챕터 제목이 먼저 나오고. 관객들이 이 영화의 제목을 이 영화의 첫 번째 챕터인 ‘모두가 엑스레이실을 좋아해’라고 알면 어떡하냐고 저만 걱정했고 다들 그게 뭐가 중요하냐 하더라고요.

이옥섭: 〈메기〉인 거 알고 들어오잖아요. 〈메기〉 봐야지, 하시면서. 엔딩에 제목을 띄울까도 생각했어요.

관객: 영화 속에서도 그렇고 주황색이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주황색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김세윤: 저는 이 질문에 더해서, 이 영화의 컬러가 참 좋아요. 컬러 사용을 어떻게 계획하셨는지 질문을 같이 드릴게요.

이옥섭: 〈메기〉에 현재를 담고 싶었어요. 지금 현재의 이야기. 만약 과거의 이야기를 하려고 했다면 채도를 뺐을텐데, 저는 지금 제가 사는 세상이 정말 컬러풀하다고 느끼거든요. 지금 이 자리의 여러분도 컬러풀하게 보여요. 그래서 최대한 다양한 색을 써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의상을 정할 때도 고려했어요. 윤영, 성원, 지연씨는 동시에 만난 적도 없고 한 화면에 담기지도 않아요. 그래도 연결성과 만남을 의상의 색으로 많이 보여줬어요. 촬영감독님과는 우리 실생활의 배경색들과 의상의 색을 비슷한 계열로 하자고 상의했어요. 그리고 주황색은 포스터 디자인 해주신 박시영 실장님 픽입니다. 영화 속 주황색이었던 건 성원의 맨투맨과 팬티로 기억해요. 어떤 의미를 줬다기 보단 디자이너의 영화에 대한 느낌이겠죠. 그리고 속옷 색깔을 선택할 때도 왠지 성원은 그런 색을 입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검은색, 회색은 안 입을 것 같고. 어쨌든 이 영화에서 구교환 배우는 얼굴이 많잖아요. 이면에도 다른 모습들이 있으니 무채색은 아닐 것 같았어요. 그리고 성원과 윤영의 친밀했던 지난 시간들이 영화에는 다 보이지 않으니까 “내 옷 벗어” 이런 식으로 의상을 통해서 보여줬던 것도 있어요. 의상일기를 써서 연출팀과 돌려보면서 하루의 의상을 정하기도 했어요.

김세윤: 추가로 음악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 사용된 음악이 굉장히 많아요. 일단 프로듀서인 구교환 배우님께 저작권료를 어떻게 해결하셨는지 묻고 싶고, 두 번째는 전체적으로 모든 곡이 좋지만 그 중에서도 ‘맥신(Maxine)’이라는 곡의 사용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구교환: 프리뮤직으로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음악들을 검색해서 썼어요. 이옥섭 감독이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누군가의 곡을 영화에 녹여내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라 생각하는데, 어떤 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장면엔 시나리오부터 음악을 정해두기도 하고, 편집을 하면서 곡을 만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맥신’ 같은 경우는 편집을 하면서 만나게 된 곡이죠. 그러면서 반지 이름에 대한 설정도 추가했습니다.

관객: 윤영이 성원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성원이 캔을 밟는 장면이 있잖아요. 저는 그게 재밌기도 하고 무섭기도 했거든요. 성원의 폭력을 암시하는 장면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의도하고 넣으신 건지 궁금했습니다.

이옥섭: 그 장면은 아마 윤영이 지연씨를 만나기 전 영화의 초반부에 있었다면 그냥 ‘쟤 되게 웃긴 사람이네’ 정도로 느끼셨을 거예요. 그런데 윤영이가 혼란한 때에 그 모습을 보면 다르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딱 지금 느끼신 대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던 장면입니다.

관객: 병원 광고가 생각보다 커서 신기했어요. 강 위로 광고를 그렇게 크게 낸 이유와 출근 도장 찍을 때 점프하는 이유가 궁금해요.

이옥섭: 우선 점프하는 것부터 말하면, 병원에 대한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사실 여윤영이 병원 엑스레이 사건의 피해자일지도 모르잖아요. 그런 윤영에게 부원장이 “좀 쉬었으면 좋겠어요”, “나가실 때 뒷문으로 나갔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하는 병원은 저희가 생각하기에 굉장히 부조리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 피해자를 대하는 태도 같기도 했어요. 또 병원 입장에선 점프하면서 체력 증진하고 좋다고 말하지만 사실 강요잖아요. 간호사복도 지금은 없는 방식이고 출퇴근카드도 종이고 부원장님이 들고 다니는 왕진가방도 과거의 것이에요. 윤영이 당하는 처사도 이처럼 과거에 머물러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이런 대우를 해주는 병원이 지금의 병원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점프까지 갔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광고는 사실을 왜곡하는 말에 대한 시각화라고 생각했어요. 광고 촬영 현장에 이경진 부원장은 두 발로 걷지 못하는 친구를 데려와서 척추를 바로 세워준다는 식의 충격적인 시나리오를 써오는데 나중엔 동물을 해방시키는 내용으로 완전 바뀌었잖아요. 사실이 왜곡되는 것이 이렇게 쉽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이 광고가 나오는 곳이 조정경기장인데요. 이경진 부원장의 성격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어떤 올곧음이 있어요. 윤영을 만나서 많이 변하긴 했는데, 아무도 보지 않는 곳이지만 자기가 선택한 곳이니 “난 좋은데?”라고 말하잖아요. 거기서 윤영도 내가 좋은 것이 좋은 거라는 사실을 알아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구교환: 그 공간 자체가 이경진 부원장이 광고를 틀 법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옥섭: 그리고 성원의 목소리를 듣고 윤영이 성원에게 가게 되는 다리여서 좀 조용하길 바랐고요. 물도 있고 이런 뉘앙스를 주기에 적절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어요.

관객: 성원에게 폭력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윤영이 주눅이 든다든지 자기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는 소극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극중에서 윤영은 전혀 그러지 않고 자전거를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식으로 오히려 성원을 자극하는 행동을 해요. 왜 그런 연출을 하셨는지 궁금했어요.

이옥섭: 윤영이 최종적으로 지연씨를 믿기로 결정하는 순간은 자신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때예요. 성원이 나를 죽이려 했을지도 모른다는 감정이 피부로 닿았을 때 선택을 하게 되는데, 여윤영이라는 사람을 여기까지 쌓아오면서 이 사람은 이 상황에서 자전거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입장에서는 윤영에 대해 이입하여 쓴 것인데요, 위축되기보단 배반의 감정이 너무 커서 그런 식으로 자기방어적인 태도를 보일 것 같았거든요. 그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거에요. 윤영의 행동이 가능했던 것은 두 사람 사이에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지금 들어요. 자전거는 윤영이가 폭력을 몰랐을 때 같이 탔던 것이잖아요. 함께 이동하던 자전거가 살인 무기로 바뀌는 순간이죠. 성원이는 분명 윤영이에게는 좋은 사람이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어떤 사실을 알고부터는 아니죠. 자전거가 살인무기가 되는 것도 이 신에서 중요한 점이었고, 윤영이가 앞에서 보여줬던 선택과 행동들이 쌓여 그 선택에 자연스럽게 도달했던 것 같아요.

관객: 시나리오 쓰실 때 감독님께서 ‘나라면 이 인물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하는지 궁금합니다.

이옥섭: 네. 그 생각은 항상 해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나아가는 것 같아요. 엔딩을 만들면서 가장 크게 이 생각이 들었는데, 윤영은 성원과 만나지 않을 것이고 이곳을 벗어날 것이고 앞으로 행복할 것인데 그게 마음으론 잘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관객분들께 정말 묻고 싶었어요. ‘이제 어떻게 해요?’라고. 그 대답을 듣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나리오를 마무리했던 것으로 기억해요. 그리고 영화를 찍고 나서 영화제에서 많은 관객분들과 얘기를 하면서 단단하게 마음을 먹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그 장면을 봐도 ‘이제 어떻게 할까요?’라는 마음은 읽히지 않아요. 여기서 나아갈 것이고, 여기서 빠져나가는 것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다짐을 하다보니까 실행에 옮기기 어렵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만들기 전후로 가장 느낌이 달라진 장면이 그 장면이에요. ‘나라면 어떻게 할까?’라는 마음으로 만든 영화이고 보시는 분들도 제가 지금 느끼는 것처럼 느낀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되게 간절해요. 지연과 윤영이 모두 안전하고 건강한 삶. 이것을 마음에 품고 있으면 그 시간이 더 짧아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지연과 윤영 모두 좋은 사람이 곁에 있잖아요. 좀 더 빨리 벗어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관객: 성원이 싱크홀에 빠지면서 영화가 끝나잖아요. 영화 속 성원은 여자친구한테도 잘해주고 이별할 때도 담담하게 받아들였던 남자기 때문에 정말 폭력을 쓴 것이 맞을까 싶어서 그 뒤에 해명이 나오리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싱크홀에 빠지면서 영화가 끝난 이유가 궁금해요.

이옥섭: 제가 생각하기에 폭력은 전조가 없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해명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어쨌든 맞았다는 증언이 있고, 때렸다고 말했으면 거기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이고, 성원의 면죄부가 있다면 지연씨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이유를 들을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저의 가장 큰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이 영화가 아니어도 너무 많이 가해자의 사정을 들어왔어요. 조금 갑갑할 정도로. 항상 피해자가 삭제된 느낌이 많이 들어서 영화에서까지 그걸 보고 싶진 않다는 생각이 컸어요.

관객: 재개발 지역의 평화시위도 모티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옥섭: 모티브라기보다는, 땅을 파면 흙이 날리잖아요. 실제로 아현동 재개발 지역에서는 바람이 불면 흙바람이 부니까 천막을 덮어두고 중간 중간 모래주머니를 놓았어요. 제가 아현동으로 시위를 나갔을 때의 인상이 그 장면으로 표현된 것 같아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러 모였고 어떤 것을 얻어내기 위해 투쟁을 하는데, 옆에 있는 사람과 친구가 돼서 이야기를 나누고 점점 원이 커짐을 느꼈어요. 누구는 기타를 치고 누구는 맛있는 음식을 가져와서 같이 나눠 먹고. 아름다운 기억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그 시위가 실패해도 다시 나갈 힘이 있었어요. 그 친구들이 있어서요. 그래서 재개발 반대시위가 실패했다 해도 함께 나와서 시위했던 친구들이 다시 나올 수 있는 마음을 가지길 바랐어요. 모티브는 따로 없었어요.

관객: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젊은 여성들의 공포, 청년들의 문제점을 영화에 전체적으로 많이 풀어내셨어요. 뒷부분에 성원과 윤영이 헤어지기 직전에 성원이 라이터를 켜는데, 윤영이와 성원의 관계에서 딱 들어맞지는 않지만 ‘가스 라이팅’을 의도하신 건 아닐지 궁금했어요. 그리고 같이 밤을 먹을 때 윤영이 떠보는 질문을 하잖아요. 저는 성원이 눈치를 채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성원이 어떤 감정이었을지 구교환 배우님께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옥섭: 풍부한 해석이네요. 사실 멋있게 의도했다고 하고 싶은데 그건 아니었습니다.(웃음) 일상적이지만 위협적인 것을 찾고 싶었어요. 그런 것들이 많이 있지만 마음에 멀어진 사람이 쓰면 위협적인 느낌을 줄 수 있는 것이 뭘까 생각했고 그게 라이터였어요. 심지어 윤영도 하지 말라고 하고요. 가스 라이팅까지는 생각 못했어요.

구교환: 알고 있는 냄새여서 물어봤다고 생각해요. 저는 시나리오를 끝까지 읽고 성원을 연기를 했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태도를 취했던 것 같아요. 해석의 여지보다는 이 신의 목적에 맞게 연기했어요. 시나리오 대사에서 뉘앙스가 읽혔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성원의 표정이 서늘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해요.

관객: 다른 영화들과 다르게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식이라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엑스레이 사건으로 시작해서 다른 사건이 새로 등장하는 식인데 이렇게 구성을 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옥섭: 이 영화는 윤영의 세계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만들었어요. 어떤 식의 접근이었냐면, 윤영이를 그리면서 윤영이 일하는 곳을 그리고 윤영이 만나는 사람들을 펼쳐나갔어요. 잉크를 떨어트리면 주위로 슥 번지듯이 윤영이가 번지면서 이야기가 나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느끼시지 않았을까 해요. 엑스레이 사진이 나일지 모른다는 불안을 갖고 믿음 교육을 하고, 지연씨고 만나고, 성원이도 만나는 것이 순차적으로 진행이 됐거든요. 그렇게 피해자만 쫓아가고 가해자는 누구인지 찾지도 않는 인상으로 윤영이가 사는 세상에 대한 첫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구교환: 그래서 제가 이 시나리오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멋있게 탈퇴선언을 했죠.

이옥섭: 그리고 윤영이가 지연씨를 수많은 일들을 거치고 지연에게 도착하는 그 기점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했어요. 저는 누군가 진실을 얘기하고 있는데 제가 그걸 못 알아듣는 것이 가장 두렵거든요. 다른 요소 때문에 이 사람이 진실을 이야기하는데도 믿지 못할 구석을 찾아가면서 진실을 알아보지 못할까봐 불안해요. 그 속에서 윤영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이 되어 지연 앞에 도착해야할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지연 앞에 도착하게 됐어요.

김세윤: 오늘 같은 자리는 진행하는 사람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해요. 많은 여성분들은 몸으로 느끼는 삶에서의 불안을 직감적으로 떠올리며 이 영화를 보셨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 속에 나오는 대사를 인용하자면, 영화라는 구덩이에 빠지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파는 것이거든요. 관객이 해야 하는 일은 영화라는 구덩이에 빠지면 파고 들어가서 밑바닥까지 가 보는 것이니까요. 오늘 저는 더 깊은 구덩이를 파고 들어간 것 같아 굉장히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구교환: 오는 길에 보니 앞에서 군밤을 팔고 있더라고요. 저는 항상 이런 것에 의미를 두는 타입인 것 같아요. 제가 사드릴 것도 아니면서, 오늘 영화 보신 분들이 나가시면서 군밤 드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지연씨의 따뜻한 마음이 군밤에서 느껴졌거든요. 그래서 군밤 몇 시까지 파시냐고 물으니 마지막 군밤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 말을 왜 하고 있는지.(웃음)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문득 영화의 한 장면이라도 생각이 나면 너무 감사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뵙고 또 다음 영화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옥섭: 오늘 이야기하면서 느꼈던 것은, 이 영화에는 윤영이를 비롯해서 제가 만든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 인물들이 그냥 이 영화 속에 갇힌 인물들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살아 숨 쉬고 있다고 생각하고, 관객분들이 저에게 질문하시지만 저는 그들과 조금 더 같이 오래 있었던 사람일 뿐이라서 어떤 확신을 가지고 말씀을 드리기 보단 그 심정을 떠올리며 대답했어요. 그러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한 것 같아요. 그러니 관객분들이 느끼신 것들이 맞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오늘 얘기 나눠서 너무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영화 메기가 말하는 네 가지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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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상깊에 읽은 영화 ‘메기’를 보고 생각을 나누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하고 주최한 영화예요.

그럼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제 머릿속에는 박하사탕, 노예12년, 체인질링 같은 대놓고 인권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영화들 밖에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커다란 구덩이처럼, 저도 인권이란 단어의 구덩이에 빠져, 거기서 더 생각하기를 멈췄을 때 영화‘메기’는 구덩이에서 빠져나와 다른 것도 있다는 걸 알려준 영화예요.

영화를 한 번 봤을 때는 끝날 때까지도 왜 인권위원회에서 기획한 영화인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영화를 두 번 보고, 세 번 보면서, 이제는 이런 영화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재미없는 꼰대가 되어버린 건가 싶어 살짝 우울해졌구요.

동시에 하나의 영화로 여러 종류의 인권에 대해서 말하는 감독의 빛나는 창작력과 연출력에 이 영화를 널리 알리고 싶어졌습니다.

영화 소개 글은 너무나 매력적입니다.

이름도 성스러운 마리아 사랑병원에서, 사랑을 나누는 엑스레이가 찍혀 버젓이 마리아 동상에 내 걸리다니.

이 첫 소재만으로 영화는 흥미를 끌기에 너무나 충분합니다.

그리고 현실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동시에 도대체 저 골반 사진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모두 궁금해합니다.

남의 은밀한 사진을 찍어 동상에 거는 미친 변태 범죄자는 누구일까 단 한 명도 궁금해하지 않는다는게 포인트죠.

일방적으로 사직을 권고 받은 사람도, 다음 날 출근도 못하는 사람들도, 모두 자신이 찍혔을지도 모른다고 두려워하는 피해자들입니다.

최근에도 누군가 몰래 찍은 신체 사진이 퍼져 곤란을 겪어야 했던 사람에게, 모두의 관심이 쏠려 2차 피해를 겪은 일이 있었죠.

그 몰카범은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았을까요? 아무도 관심 없는지 그에 대한 기사는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저 누구의 나체가 떴다 라는 자극적인 기사만 있을 뿐입니다.

몰카로 인권을 잃어버린 청년들, 이 영화에서 첫 번째로 말하고 있는 인권입니다.

감독이 몰카 사진을 엑스레이로 표현한 것도 굉장히 배려 있는 연출입니다.

아직도 큰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몰카 피해자들이 혹여나 이 영화를 보며 다시금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지 않게 엑스레이로 표현한 게 창의적이면서 배려 있는 표현인 거죠.

그리고 윤영이 남자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면서 보는 재개발 반대시위, 언뜻 격하고 슬프게 표현할 수 있는 장면을 공사현장 속 피크닉으로 표현한 재치가 너무나 놀라웠습니다.

늘 집을 찾아 헤매야 하는 하우스 푸어 청년들의 모습을 누가 이렇게 웃프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게 여기서 다루고 있는 두 번째 인권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비 피하고 몸 누일 집은 인간에게 필요한 너무나 기본 중에 기본적인 것이지만, 돈 없는 청년들에겐 그 기본 조차 허용되지 않습니다.

결국 윤영도 집을 찾기 위해 열심히 자전거로 달려보지만, 바로 직전에 다른 하우스 푸어에게 빼앗겨버리는, 그들 만의 경쟁에 몰립니다.

윤영의 남자친구인 성원은 백수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도심 내 생긴 싱크홀로 일용직 일을 하게 됩니다.

성원과 그의 팀 동료들의 대화 또한 기가 막힙니다.

역시 그들의 대화 중 가장 인상깊은 대사는 동현이 진심인 듯 아닌 듯 무심히 내뱉는 말입니다.

“ 대한민국 땅이 막 이렇게 꺼질 때 마다 생각한 게 하나 있어. 이렇게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나올 줄 알았으면 내가 고등학교 때 공부를 그렇게 안 했지.”

이런 대사 하나하나가 청년 실업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죠.

마지막으로 언급하고 있는 또 하나의 인권문제는 ‘데이트 폭력’.

우리는 겉모습만 보고 절대 폭력적인 사람을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영화 초반에서부터 보여주는 성원의 모습은 폭력과는 거리가 멀어보입니다.

윤영의 허벅지에 낭만적인 그림을 그리고, 샤워 후 혼자 원맨쇼를 하며 노는 모습에 폭력을 매치 하기는 어렵습니다.

때문에 성원의 전 여친이 맞은 적이 있다는 말은 좀처럼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죠.

멀쩡한 사랑싸움처럼 보여도 그 안에 어떤 폭력이 숨어있을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영화는 성원이 자신이 전 여친에게 손을 댄 적이 있음을 인정하며 마무리 됩니다.

왜 그랬는지 이유 따위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인정과 동시에 그가 싱크홀 속으로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어떤 이유로 그가 폭력을 휘둘렀는지 모르지만, 이유를 듣는다고 해서 그가 그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굳이 가해자의 변에 집중해서 듣지 않아도 될 이유입니다.

여기에 더불어 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한 가지는 ‘구덩이’, 바로 의심입니다.

엑스레이 사진이 자신과 남자친구가 아닐까 하는 윤영의 의심, 무단결근을 한 직원들을 향한 경진의 의심,

지진 예보에 대한 의심, 동료를 향한 성원의 의심, 성원의 폭력성을 향한 윤영의 의심 등..

영화 속에서는 무조건적인 믿음만을 강요하지도 않습니다.

총상을 입어 놓고 사과를 깎았다는 환자의 말은 당연히 진실이 아니며, 성원의 동료는 반지를 훔쳐간 범인도 아니였으니까요.

뭐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세상에 우리는 끊임없이 의심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지만, 그 안에서도 스스로 의심의 구렁텅이에 빠져 자멸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 영화의 화자는 메기일까요?

다른 널리고 널린 물고기도 많은데 말입니다.

메기는 실제 지진 발생 전 지구 표면의 흐르는 약한 지전류 변화를 감지하는 물고기로 알려져 있는데, 이 때문에 일본에서는 집에서 메기를 키우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인간사를 다 꿰뚫어보고 얘기하는 물고기라면, 인간은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는 능력을 가진 물고기를 화자로 내세우는 게 납득이 됩니다.

이 영화는 꼭 두 번, 아니 세 번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청년들의 인권과 현재 그들의 삶에 대해 이 보다 유쾌하고 세련되게 다룬 영화가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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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Maggie 결말 해석 후기 리뷰

메기

Maggie, 2018

<<개인평가>>

불신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마리아병원에서 찍힌 민망한 엑스레이 사진으로 병원이 발칵 뒤집히며 사람들이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1.불신/증오->고립=욕망

엑스레이 사진이 발견된 다음 날 직원들이 각종 이유로 모두 나오지 않자, 간호사 윤영을 비롯해 그들 모두를 범인이자 징계 대상으로 여겼던 부원장 경진은 이 사건 외에도 늘 사람들을 불신하는 불신의 아이콘과 다르지 않았는데, 과연 경진의 불신은 어디서 비롯된 것이며, 이 영화의 핵심인 ‘불신’은 무엇을 이야기하려 했던 것일까..?

어린 시절 자신이 하지도 않은 일에 얽혀 ‘살인미수’란 별명으로 불리며 따돌림을 받았던 경진은 결백을 주장했음에도 친구들과 세상이 믿어주지 않아(불신) 점차 고립되어가자, 내면에 세상을 향한 증오/불신(욕망) 자리해 타인을 멀리하며 퉁명스러워졌던 것이고(증오의 투영), 자연히 경진 스스로 고립되어가는(기댈 곳 없는 절망)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던 것으로써, 이는 결국 경진 내면에 들어선 욕망이(증오->불신->고립->증오..) 스스로를 타락시켜갔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불신의 아이콘 경진이 믿음을(사랑) 간직한 윤영을 따르며 잃었던 믿음을 찾는 듯 했지만, 병원에 등장한 환자의 거짓말로 그 믿음이 다시 깨졌고, 자신이 잃어버린 커플링을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동생이 훔쳐 갔단 의심에(불신) 사로잡혀 그 동생과 함께 망가져 갔던 성원, 전여친이 내뱉은 말에 성원을 불신하며 사랑이 깨져 불행해진 윤영과 성원의 모습은, 이들 개개인이 바라본 욕망이(불신->증오) 상대와 자신뿐 아니라 세상(이들은 세상의 구성원) 또한 타락시켜갔단 의미가 되는 것이다.

메기가 지진을 감지한다고 경고를 했음에도, 사람들이 그 말을 쉽게 믿지 못했다는 것도 불신으로 직면한 절망을(재앙) 드러냈다 볼 수 있다.

이러한 의미는 또 어디서 그려지게 될까..?

2.싱크홀=공허한내면

도심 곳곳에 발생한 싱크홀은 이미 프리뷰에서 예측했듯, 욕망으로(불신->증오) 공허해진 인간 내면의 투영으로, 점차 이 싱크홀이 많이 생겼다는 것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는 불신으로 사회가 점차 망가져 갔단 강조가 되는 것이다.

참고로 대지는 인간의 내면을 비유한 것으로, 지상 아래로 나 있던 수많은 하수도가 지옥으로 연결되었던 ‘그것’, 알 수 없는 수많은 땅굴을 그린(수많은 전쟁을 치른 미국) ‘어스’, 이 ‘메기’보다 더 거대한 싱크홀을 그려냈던 ‘더 홀 인 더 그라운드’ 모두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양면성(선/사랑vs악/욕망) 중 욕망을 강조한 요소로 볼 수 있다.

그것(2017) 어스(2019) 더 홀 인 더 그라운드(2019)

연출, 배우

마리아병원에서 발생한 큰 에피소드 속에서 각각의 에피소드를 엮어 풀어가는 줄 알았으나, 옴니버스처럼 각각의 에피소드를 분리시켜 그리다보니 많이 늘어지고 말았는데, 각본이 좀 더 참신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메기 #Maggie

사랑/욕망

영상리뷰

https://youtu.be/ekqgqelZ6IA

영화 <메기>

*본 글은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과 믿음 사이에서 갈등하고 배반당한다. 인간이 관계를 맺는 데에 있어 믿음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절대적인 연결고리다. 믿음을 쌓아 올리는 과정은 어렵지만 허물어지는 것은 쉽다. 영화 <메기>는 수많은 믿음과 오해로 점철된 사회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본 작품은 믿음과 의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옥섭 감독은 현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사회로부터 느끼는 믿음과 상실을 보여준다.

의심과 믿음

낡은 개인 병원의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주인공 윤영은 병원 앞 마리아상에 걸린 엑스레이 사진 하나를 시작으로 일상에 균열을 맞이한다. 그의 애인 성환과 엑스레이 실에서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던 윤영은 그 사진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촬영 버튼을 눌렀는지, 그 상황을 목도했는지 가늠할 수 없는 그는 사직까지 고민하며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현 사회에서 여성들의 삶 속에 익숙하게 녹아 있는 공포를 투영한다. 윤영이 겪은 일은 여성들이 화장실에서, 집에서, 숙박업소에서 의지와는 상관없이 찍힌 불법촬영이다.

사적인 자신의 모습을 누군가 “관음”하고 “촬영”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병원 전체에 전이된다. 윤영이 공포를 무릎 쓰고 출근했을 때, 병원에는 정형외과 이경진 부원장뿐이다. 부원장은 아프다는 것을 핑계로 병원에 나오지 않은 사람들은 사실, 윤영처럼 엑스레이 실에서 성관계를 가졌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모든 직원을 의심하는 부원장에게는 어린 시절의 상처가 있다. 옥상에서 떨어진 아이 옆에 부원장이 있었다는 이유와 자신의 아버지가 떠민 것이라고 해명하지 않는 아이의 침묵으로 부원장은 누명에 쓰인다. 아무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처 불명의 소문으로 인해 가해자가 되어버린 부원장은 그 기억 때문에 쉽게 믿음을 갖지 않는다. 아버지의 손에 끔직한 사고를 당한 어린 아이는 집안에서 권력을 쥐고 있는 성인 남성에게 위협당하지 않기 위해 침묵을 선택했지만, 자신 또한 어린 아이였던 부원장은 그 상처를 교훈으로 덮는다. 부원장의 이야기를 마저 들은 윤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작품 속 윤영은 인간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무작위 추첨으로 뽑힌 직원의 집으로 찾아가기 전 윤영은 왕진 가방을 찾는 경진을 보며 그 직원이 꼭 아프기를 기도한다. 윤영의 심리는 경진이 걸고 있는 일말의 희망을 배반 시키지 않고 싶지 않으면서도, 스스로 인간에 대한 믿음을 갖고자 하는 욕망이다. 윤영은 믿음이 있기에 공포를 털고 다시 일상을 마주할 힘을 내재하고 있다. 다른 직원들과 달리 윤영이 병원에 출근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가 손에 쥔 믿음이라는 검은 이토록 단단하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전 애인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윤영은 새로운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그 과정을 첨예하게 짚어 나간다.

양날의 검

앞서 말했듯이 윤영은 상대적으로 굳은 믿음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영화 후반부에 이를수록 윤영은 누군가를 자꾸만 의심하고, 오해하며 자신이 갖고 있던 단단한 심지를 허물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윤영에게는 자신의 집에 얹혀사는 애인 성환이 있다. 성환은 일용직으로 일하며 싱크홀을 메우고 정비하는 일을 한다. 어느 날 윤영은 성환의 전 애인으로부터 성환이 자신을 폭행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윤영이 듣게 된 것과는 달리 성환의 겉모습은 낙천적이다. 전 애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성환은 일말의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영화는 가해자 남성과 피해자 여성의 상반된 모습을 통해, 가해자에게 너무 많은 마이크가 주어진 현 사회의 비정상적인 균형을 생각하게 만든다. 폭행 이력을 듣고 난 후, 윤영은 평소처럼 훅을 날리는 성환의 장난을 투명하게 받아줄 수 없다. “나 칼 들고 있다.”라는 말과 함께 눈을 흘기는 윤영의 한 마디는 단순한 장난을 받아주는 연인의 태도가 아니라, 위협적인 공격에 방어하는 인간의 본능이 서려 있다.

영화는 관객에게도 윤영과 비슷한 상황을 던져준다. 성환은 윤영이 준 반지를 잃어버리자 어쩔 줄 몰라 하며 찾아 헤맨다. 반지를 애타게 찾다 직장 동료를 의심하기에 이르는 성환은 언뜻 윤영과의 관계에 대한 간절함이 비춰진다. 윤영조차 알 수 없는 성환의 일상을 직접적으로 바라본 관객은 갈등을 마주한다. 그 모습을 통해 윤영이 성환에게 갖게 되는 불안을 오해와 합리적 의심 사이에 두게 되는 것이다. ㅇ앞서 언급된 부원장의 유년시절을 통해 “의심”의 폭력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 영화는 “믿음”의 위험성도 함께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실제로도 흔히 목도할 수 있다. 폭행과 위협에 노출된 여성의 목소리는 쉽게 오해와 합리적 의심 사이의 구렁텅이에 몰린다. 윤영이 성환에게 갖고 느끼는 사적인 감정은 자신 또한 잘 알고 있는 피해자의 외침을 곱씹게 만든다. 재빠르게 성환과의 관계를 결단하지 못하는 윤영의 모습은 가장 가깝다고 믿었던 “남성”에 대한 여성의 사적인 믿음 때문이다.

메기

영화의 초반부부터 등장하는 나레이션의 주인공이자 관찰자는 병원에 살고 있는 메기다. 작은 어항 속에서 “가만히 있어주는”것으로 윤영을 위로하는 메기는 엑스레이실 사진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윤영이 어째서 혼란스러워하는지 꿰뚫고 있다. 믿음, 오해, 의심이 전복되는 영화에서 유일하게 객관성을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있는 관객은 메기의 목소리를 듣고 상황을 해석하며 극중 “메기”의 캐릭터와 비슷한 위치에 선다. 메기는 윤영과 성환처럼 연인 관계이지도, 직장 상사이지도, 혹은 피해자이지도 않은 철저한 제 3자이기 때문에 객관적 서술이 가능하다. 관계로부터 벗어난 존재는 영화의 흐름이 엇나가지 않도록 붙잡는다. 윤영은 성환의 이중성을 알게 된 후 더 자주 메기를 찾는다. 그는 미동 없는 메기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이름을 부른다. 어항 밑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고요한 움직임으로 입을 뻐끔거리는 메기는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윤영과 상반된다. 윤영은 메기의 이름을 부를 때 생활 속에서 놓지 못하는 불안을 잠시 거둔다.

구덩이에서 빠져 나오는 법

윤영의 갈등은 허무하게 끝난다.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는 자신에게 가파른 계단길을 미리 예고해주지 않은 성환에게 끓어오르는 분노를 토해낸 윤영은 이별을 고한다. 성환이 언제든 자신을 해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한 순간, 연인의 일상은 절대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다. 물리적인 힘의 원리에 따라 관계의 저울은 자연스럽게 기울고, 심리적 질서는 무너진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이가 나를 가장 쉽게 해칠 수 있다는 것은 본능적으로 강력한 의심을 유발한다. 윤영의 의심은 일말의 논리가 필요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작품의 말미, 윤영은 메기가 헤엄치는 어항을 품에 안고 성환을 찾아간다. 누군가를 치열하게 의심했던 경험을 고백하며 관계의 재고를 요구하는 성환의 모습에 윤영과 관객은 함께 혼돈한다. 윤영은 마지막으로 용기를 내 성환에게 폭행 사실에 대해 묻는다. 진실을 마주하기 전 불안에 가득 찼던 윤영의 눈동자는 성환의 대답과 함께 싸늘하게 바뀐다. 태연한 눈으로 “어, 전여친 때린 적 있어.” 라는 말과 함께 싱크홀이 발생한다. 싱크홀이 생기기 직전 수면 위로 튀어오르는 메기처럼 관객의 분노는 함께 폭발하고, 성환은 싱크홀 안으로 사라진다. 윤영은 성환을 구출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떨어진 곳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선연하게 드러난 성환의 이중성을 마주한 윤영의 눈빛은 전과 다르다. 작품은 가해자 남성인 성환을 싱크홀로 밀어 넣음으로써 가해자의 변명을 일절 차단시킨다.

윤영은 성환에게 직접 진실에 대해 질문하고, 폭행 가해자 남성을 분명히 끊어냄으로서 구덩이 밖으로 탈출한다. 윤영의 믿음은 허물어졌지만, 그가 가졌던 의심은 합리적이고 안전한 삶을 위한 장치로 기능한다. 자신의 이중성을 스스로 폭로하며 죄의식을 갖지 못한 남성은 구덩이에 빠진다. 작품은 관객에게 이 지점을 주목하게 한다.

성환이 사라진 구덩이를 유심히 살피는 윤영의 눈을 보면서, 필자는 최근 한국 사회에서 목도한 것들이 떠올랐다. 구덩이를 탈출해 본연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윤영과, 피해 여성의 삶을 응원한다.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메기가 되어줄 것이다. 진실을 바라보고 수면 위로 튀어 올라 분노하기를 주저 하지 않으면서, 수많은 구덩이를 피해 살아갈 것이다.

피해자를 구덩이로 몰아넣는 모든 행위를 규탄한다.

글.기획/상아

#박원순_시장을_고발한_피해자와_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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